올 7월 도서관 서가에서 골라 한 번 읽고 난 다음 인터파크를 통해 책을 구입하여 다시 읽었다. 미국에서 매년 청소년을 위해 쓴 책 중에서 Medal Winner 라는 명칭으로 최우수상 한 권과 Honor Book이라는 서너 권의 권장도서를 선정하여 수상하는 Newbery 라는 도서상이 있다. 1922년부터 오랜 역사를 지닌 미국 도서관협회에서 주는 권위 있는 도서상으로 2002년에는 한국계 미국인 Linda Sue Park이 <A Single Shard>라는 제목의 책이 최우수상을 받아 국내 신문에 소개되었고 나는 도서관 서가에서 발견하고 앞부분 몇 페이지를 읽어 보기도 하였다. 이 책 <Kira Kira>는 일본계 미국인 신시아 카도하타가 역시 2005년에 이 책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Kira Kira라는 말은 일본어로 '반짝반짝'라는 의태어이다. 대부분 책 어디엔가 저자의 소개가 있기 마련이나 이 책에는 저자 소개란에 수상 내용과 저자의 다른 책인 Weedflower에 대한 소개만 나와 있을 뿐 신상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아 조금 불친절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굳이 알고 싶으면 website를 검색하면 되겠지만...

책 앞부분 Summary에 Chronicles the close friendship between two Japanese-American sisters growing up in rural Georgia during the late 1950's, and the despair felt when one sister become terminally ill. 라는 내용과 모든 책 내용은 Fiction 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책 내용과 관련하여 불필요한 문제 발생을 차단하려는 뜻이겠지만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과 인물들을 재구성하여 작품을 썼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줄거리는 대강 이러하다.

주인공Katie은 Iowa주에서 일본계 미국인으로 1951년 태어났으며 이름은 Katherine -> Katarina -> Katie로 부르기 쉽게 지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전체 이름은 Katie Natsuko Takeshima -> 카티에Katie 夏 竹島, 여름에 태어났다하여 여름 夏에 성은 竹島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말하는 독도 獨島를 일본사람들은 부르는 명칭이다. 일본사람들의 성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竹島를 성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데 내가 중학교 다닐 때 지리 선생님께서 우리나라 독도를 일본 사람들이 竹島라 부르며 서양지도에 독도를 일본사람 발음에 따라 Take island라 적어 처음엔 왜 Take 섬인가하여 궁금했으나 죽도의 일본 발음대로 적은 걸 알았다 하며 분해하시던 일이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잊혀 지지 않는다.

이야기가 샛길로 너무 들어 간 것 같은데 Katie의 언니는 네 살 위이며 이름은 Lynn Akiko Takeshima이다. Katie의 회상은 다섯 살 때부터 시작하여 12살에 끝난다. 아버지 Massao는 Iowa 주에서 쌀가게를 하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아 형 Katsuhisa가 살고 있는 Georgia주 Chesterfield로 이사하여 병아리 감별사 Sexer로 일하고 어머니 Kiyoko는 닭고기 다루는 공장 Poultry plant에서 일한다. 1950년대 미국 남부 조지아 주에서 인종차별 속에 가난한 일본계 미국인들의 삶을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하여 꾸밈없이 보여주며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두 자매의 티 없는 우애를 잘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언니 Lynn이 림프조직 암과 극심한 빈혈증로 자리에 눕자 살림은 더 어려워지고 오랜 병간호로 가족들 모두는 지쳐가고 힘들어 한다. 결국 11살 때 Lynn은 15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주인공 Katie는 언니와 즐겁게 지내던 일들을 회상하기도 하지만 죽기 전 극도의 식욕부진으로 시달리던 언니의 짜증을 받아주지 못했던 일을 한없이 후회하기도 한다. 언니의 49재를 지내고 아버지는 Lynn이 어른이 되어 돈을 많이 벌면 살고자 했던 캘리포니아 태평양 연안으로 가족을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그 넓은 바다의 눈부신 반짝임을 보며 그 바다의 파도소리 속에 Kira Kira라는 언니의 목소리를 듣는 착각에 빠지며 소설은 끝난다.

책을 읽다가 주인공 소녀가 학교에서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The Call of the Wild>가 나온다. Jack London 이란 미국San Francisco출신 작가가 쓴 유명한 소설로 나도 요약본이지만 두 번을 읽고도 퍽 감동을 받아 언제 다시 읽어 보려던 책으로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죽음이 남의 이야기일 뿐이며 평소에 관심이 없는 법이다. 더욱이 청소년을 위한 글에서 죽음은 크게 관심을 불러오지 않는다. 그러나 그동안 살아오면서 이런저런 죽음을 지켜보았던 성인의 입장에서 Lynn의 죽음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즉, 죽음을 앞 둔 그녀의 방에 나방 한마리가 들어와 방 이곳저곳을 날아 다녔다. 이를 물끄러미 보고 있던 Lynn의 얼굴을 Katie는 놓치지 않고 보고 있었으며 세상을 떠난 다음날 그 나방이 아직 살아서 날아다니자 주인공은 이렇게 생각한다.

She was wishing she were that moth. May be that was the last thing she ever wished. 그럴 것이다. 죽음을 앞 둔 사람의 더구나 앞날이 창창한 소녀의 눈에 한 마리 나방이라도 되고 싶은 삶의 애착이 남았을 것이다.

청소년용 소설이지만 처음 보는 단어, 여러 번 사전에 찾아보았던 단어지만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 쉬운 단어로 조합된 쉬워 보이지만 전혀 상상 할 수 없는 합성어들이 책읽기를 가로 막기도 하였다. 한번은 그냥 사전 없이 읽고 다시 읽을 때는 사전을 펴보곤 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몇 개의 단어와 표현들은 기억에 남는다. Calf가 '송아지'로만 알고 있었는데 '장딴지',' Mug shot of Oscar'가 '얼굴사진'들이 이런 경우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