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한창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드라마 ’바람의 화원’의 원작이다.
책을 받고 보니 표지도 예쁘고 선물용이라 그런지 참 케이스도 맘에 들었다. 처음부터 느낌이 좋았다.
  
  이 책은 두 화원, 즉 김홍도와 그의 제자인 신윤복을 다룬 픽션이다.(정말 제자인가는 잘 모르겠음.) 김홍도와 신윤복간의 숨막힐 듯한 그림대결과 그 사이사이 나오는 윤복과 기생녀간의 러브 스토리,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된 내막 등이 나온다.

  먼저, 김홍도와 신윤복은 어떠한 화원도 둘의 그림 실력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홍도는 그나마 실력을 알아주는 사람이 많다. 하짐나 청렴결백한 그의 성정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시하며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신윤복은 여자를 그림의 주요인사로 대두시키고 여러 가지 색을 쓴다는 이유로 화원들은 윤복을 시기하고 질투하게 된다. 그리고 도화서의 예로부터 전해져오는 양식을 무너뜨린다며 윤복을 쫓아내려 한다. 하지만 왕은 그 둘의 그림 실력과 그 안에 숨겨진 풍자와 해학으 ㅣ미를 알아보고 두 화원에게 명령한다. ’너희 둘이서 서민들의 삶을 그려 오거라. 나의 백성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기뻐하고 슬퍼하는지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이 두 화원은 서로가 서로를 선의의 경쟁자로 생각하며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김홍도의 도화서 양식 그대로의 뛰어난 그림과 신윤복의 전례없던 양식의 새로운 그림은 보는 독자로 하여금 엄청난 기대감을 유발하는 듯 하다. 나또한 책장 한 장 한 장을 넘길때마다 다음엔 어떠한 그림이 나오며 또, 같은 주제로 얼마나 다른 그림이 나올지 궁금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을 정도였다.

  두 번째로, 윤복과 기생녀 정향의 러브 스토리이다. 윤복의 생도청에서 함께 그림 공부를 하던 유명한 가문의 아들과 기생집을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만난 정향이라는 기생은 가야금을 연주하였다. 윤복은 그녀에게 반하여 그녀를 바라보고 만지고 가슴에 담아 마음을 청결하게 하여 그림을 그리게 된다. 그러던 중 정향은 김조년이라는 거상에게 팔려가는데 윤복도 후에 그곳에 팔려가게 된다. 그곳에서 서로의 감정을 숨기며 윤복은 김조년이 주문한 그림을 그리는데 그녀를 한 치 앞에 두고도 만질수 없고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학 ㅔ된다. 신분이 천해서, 돈이 없어서, 공명을 세우지 못하여 사랑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향과 윤복, 그 둘의 사랑이 하도 애틋하여 내 마음이 타 들어갈 지경이였다. 아직도 이러한 가슴아픈 현실속의 사랑이 존재한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사랑 앞에 장애물이란 것이 사라질까.

  세 번째로, 왕인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내막이다. 사도세자는 선대 왕으로부터 죽임을 당했다. 바로 뒤주에 갇혀 죽었는데 정조는 그것을 보며 선대 왕에게 아버지를 살려달라며 애원했지만 끝내 죽고야 말았다. 그런 아버지를 잊지 못한 정조는 당시에 엄청난 일을 꾸미게 된다. 하지만 그 일은 누군가의 방해로 인해 일이 어떻게 된지도 모르는채 세월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정조는 그 내막을 윤복과 홍도에게 설명하고 그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밝혀내주라며 부탁을 하게 된다. 두 화원은 그 십년이나 지난 일을 역으로 추적하고 점점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되는데 솔직히 말해 별 긴장감 없이 진행이 된다.(내 생각으론) 어떠한 사건을 추적하고 밝혀냄에 따라 속도감과 긴장감이 합쳐져야 하는데 홍도와 윤복간의 그림대결이 주 내용인 이 책에서는 그 사건이 잠깐 나왔다가 들어갔다를 반복하며 독자가 그것에 대해 긴장감을 갖지 않게 되는 듯 하다. 솔직히 말해 나는 책을 보며그 사건의 중요성은 별로 인식하지 못했다. 왜냐, 두 화원의 그림속에 심취해 까마득히 그 사건을 잊고 봤다. 나는 그래서 이 책의 평점을 10점 만점에 9.5점을 주려고 했으나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주내용인 홍도와 윤복의 그림, 시대를 뛰어넘는 천재 화원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또 다른 재미를 주려 했다는 점으로 보아 다시 10.5점으로 높였다. 그러니까 별 다섯 개에 반개를 더 준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책을 얼마나 읽었으면 내ㅏㄱ 감히 이 책을 평가할수나 있을까라는 생각도 여러 번 해 보았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렇다. 하지만 비록 한낱 생각도 짧고 실력도 없고 뭐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는 나지만, 내가 본 바로는 '멋진'이란 단어가 찬사를 표현하는 가장 최ㅗㄱ의 것이라면, 그 '멋진'이란 ㄷ나어의 최고를 뜻하는 단어로 이 책을 표현하겠다. 지금까지 그저 그림을 잘 그렸냐 못 그렸냐로만 판단하고 옛 조상들의 풍자오 ㅏ해학의 미를 제대로 느끼지도 못한 나에게 그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알려주었고 비록 픽션이지만 우리 역사의 뼈아픈 현실을 진실되게 느꼈다. 아직도 옛 시대의 관습이나 관례가 조금은 남아있지만 솔직히 옛날보다는 나은 세상, 즉, 어떻게, 무엇을, 왜 표현하는가에 있어서 제약을 받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니까 옛 시대에 비하면 정말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것이다. 이 살기 좋은 세상을 왜 우리는 그토록 좋지 않게짐나 바라보고 있는 것이낙? '뭐 같은 놈은 뭐 만 보인다.'라는 속된 말이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세상을 좋게 보면 한없이 좋게만 보여지고 안좋게 보면 또 한없이 안좋게만 보여진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우리가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에 오 ㅏ있는지 실감하고 그것을 마음껏 만끽하며 세상을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