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좋게 됐다 아내가 임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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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의 제목을 보면 위에서 아래  좋. 됐. 다. 한글자씩 써있다. 생각없이 읽다보면 그 말은 다른뜻으로 들린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그 욕말이다. 물론 [좋]자 옆으로 작게 [게​]라는 단어가 있지만 슬쩍보면 아내가 임신한 것을 좋(?)됐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어디 이게 아빠가 될 남자가 할 소리인가 싶겠지만 실상 우리는 그동안 많은 세뇌 교육을 받아왔다. 자식을 낳는 일은 정말 좋은 일이며 아이를 키우는 것은 행복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때가 되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처럼 말이다. 미디어 또한 아이가 태어날 때 아버지들은 감격에 눈물을 흘린다. 그런 폭풍 감동의 이야기들을 보다보면 그것은 마치 누구에게나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 같다. 나도 바로 옆의 가족이 겪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미디어에서 보여줬던 그 아름다운 장면만이 실상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나는 아직 미혼이다. 하지만 나의 친오빠가 일찍 결혼을 했기에 옆에서 봤다. 남자가 아버지가 되는 과정을 말이다. 나는 처음 오빠가 저리도 자기 애가 생겼다는데 밍숭밍숭해 해서 충격이었다. 남잔 그랬다. 자기에게 직접 겪는 일이 아니니 드라마 같지 않았다. 게다가 아이가 태어나도 그리 감격하거나 이뻐 죽지 않는다. 근데 놀라운건 크면서 딸아이에 대한 사랑은 새록새록 날로 커가는 것이 보였다. 남자에게 아이는 그런 듯 했다. 사실 오빠가 아빠가 되는 과정을 보기는 했지만 아주 구체적으로 그 심리까지는 잘 몰랐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남자가 아빠가 되는 과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중에 내 남편이 드라마처럼 감격하지 않아도 그리 놀라지 않을 것 같다. 책 제목은 이런! 말도 안돼 싶은 제목이었지만 생각보다 저자는 참 착한 남편이었다. 심정적인 변화는 어떨지 몰라도 참 아내를 위해 많이 노력하는 남자였다. 짧은 글들의 모음이라서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 아빠가 되기 전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빠가 되기 전 준비서라고 할 수 있다. 뭐 실제적인 것보다 심리적 준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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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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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달리
1973년 11월 10일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에서 태어났다. 우석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를 중퇴하고, DSP미디어, 예당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근무했다. 다수의 요식업체를 운영했으나 대부분 망했고, 지금은 7년째 ‘미듣 작가(미입봉 듣보잡 작가)’로 재야 활동 중이다.

『좋게됐다 아내가 임신했다』는 미입봉 작가로 활동 중인 대한민국 평범한 40대 남편인 저자에게 계획에도 없던 아이가 덜컥 생기면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기록한 책이다. 개인적인 시간은 모두 사라지고,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가사일을 돕고, 통장의 잔고는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물건으로 교체되고, 손가락 열 개, 발가락 열 개 모두 정상이라는 말에 감동을 하는  등 아빠가 되기 전에 느낀 우려와 설렘, 아이가 태어나자 밀려오는 감동과 이와 동시에 수반되는 수많은 고충들은 이 세상 모든 남편(예비 남편 포함)들이 공감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