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도 여러번 타고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좁은 공간에 갇혀있게 되는 곳. 공포영화나 스릴러에도 종종 혹은 자주 등장하는 장소.

나에게 엘리베이터는 공포의 장소이다.

높은곳을 싫어하고 좁은 곳을 싫어하니까. 그리고 간혹가다 들려오는 사고의 소식도 그렇고.

그런 엘리베이터에서 한 남자가 깨어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술집의 부지배인으로 일하는 오가와.

임신 9개월의 아내가 진통이 시작됐다는 다급한 목소리에 마음이 급한데 어느 순간 깨어보니 엘리베이터 안이다.

그곳에 왠 중년아저씨와 메뚜기를 닮은 오타쿠, 왠지 음침한 마녀같은 아가씨.

그들에게 둘러 쌓여 깨어난 오가와.

깨어난 그 순간부터 오가와의 악몽이 시작된다.

아내의 출산은 임박했는데 자신은 엘리베이터에 갇혀있으니 그의 심정은 오죽 했을까?

구조 요청을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급기야 정전까지 되어 분위기는 최고조로 이른다.

그런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노래도 하고, 끝말잇기도 하고, 급기야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 비밀의 반전.

내가 일본소설을 좋아하는 이유중에 하나이듯 가볍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금방 읽어진다.

뭔가 허전한 듯한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

마지막 반전도 나름 괜찮았고, 그 좁은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나 제한된 인물들의 이야기인데도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끝의 반전을 잘 찾지 못하는 나에게 왠지 그렇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올정도로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들어 아쉬운 책이다.

하지만 끝부터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은(나같은) 절대 그렇게 하지 마시길.

끝의 반전은 꽤 재미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