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

어느 순간 이름만으로도 좋은, 그리고 반가운 그런 작가다.

솔직히 처음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만났을때 조금은 많이 불편했다.

조금은 보수적인 나에게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작품을 통해 그녀를 다시 만났을때 난 그녀에게 반하고 말았다.

분명 여전히 내가 불편해하는 이야기임에도 그녀는 나를 반하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 잔잔한 듯 하면서도 긴 여운이 남는 그런 향긋한 차와 같은 그녀의 이야기가 나를 잡았다.

그러던 중 그녀의 신작을 만나게 되었다.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그녀만의 편애리스트.

누구에게나 자신이 좋아하는, 특히 편애하는 건 존재한다.

그리고 소설을 읽다보면 어쩌면 이건 작가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중 가장 기억에 남는건 욕조에 몸을 담그는 아오이의 모습이다.

그 모습을 친구와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아마도 에쿠니 가오리도 분명 그럴 거야 라고.

그런데 정말 그 모습이 에쿠니 가오리의 모습이였다.

그녀의 편애리스트를 보면 나의 편애리스트와 자꾸 비교하게 된다.

아~ 나도 그건 좋아하는데. 이건 나랑 좀 다르구나.

좋아하는 사람과의 이런 비교. 은근히 재미있었다.

그리고 나의 편애리스트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걸 왜 좋아하게 되었을까? 그건 어떤면이 좋을까? 하고 말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고 안정을 느끼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인 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소소한 일상이 힘겨움을 이겨내게 하는 원동력이라는걸 이책을 읽으며 다시 하면 느낀다.

에쿠니 가오리의 책은 그녀와 조용한 곳에서 차를 함께 마시며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 또한 그런 느낌이다. 오랜만에 조용한 여유를 느낀 그런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