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라면 중국집 주방장이라든가 아침 요리프로의  여성 요리전문가 정도로만 알던 시대는 지났나보다. 이제 자국출신의 유명요리사가 두바이 7성급호텔의 수석쉐프가 되었다든가 초밥달인 요리사가 일본인에게 비법을 전수했다든가 하는 뉴스를 접하는데도 익숙해졌다. 최근 강남의 재개발 지역 신축 고층아파트 상가 한 모퉁이에 문을 연 빵집은 베이커리 기능장의 지점이었는데 오픈날 빵집앞 거리에는 거의 200미터길이로 커다란 화환이 즐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요리사는 쉐프로, 요리전문가는 요리연구가로 이름이 바뀌고, 그들은 이제 미식가들의 호사스런 입을 만족시키는 단계에서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국내에서도 드디어 쉐프란 타이틀이 포함된 오락프로그램이 등장하지 않았나.

고든 램지, 구르는 듯한 발음도 신기하고 램지란 성도 희성임에 분명한데 어디선가 한번 들은 이름이 잊히질 않았다. 이 사람이 꽤 유명한 스타쉐프이고 그의 소유의 호텔과 레스토랑이 영국뿐 아니라 뉴욕에도 있으며 자신이 주인공이 된 요리 프로도 몇개씩이나 된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 그간에는 제이미즈 키친을 케이블을 통해 열심히 보았고 미국의 마사 스튜어트의 프로도 제이미키친과 비교해가며 즐겨 보았다. 둘다 개성뚜렷한 요리사고 살림의 여왕이었는데 고든 램지 역시 그 나름의 확실한 개성을 보여주는 쉐프요 호텔경영자이자 요리책의 저자 및 티비프로 진행자인 모양이다. 게다가 그는 전직 축구선수라는 독특한 이력도 있다.

불놀이라는 제목이 파격적이듯 그의 요리프로의 타이틀도 헬 즈 키친이니 아직 시청해보진 못했지만 대단한 파격이 그 주된 요소일 것같다. 이 책은 요리사로서 인생을 시작해 레스토랑을 시작하고 하나씩 착착 자신의 사업을 늘려가는 과정을 꼼꼼히 그려낸 책이다. 주위에는 요리사들뿐아니라 사업확장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거래관계도 묘사된다. 그중에 사업의 필연적 동지이자 멘토역할을 해온 그의 장인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어있다. 그누구보다도 요리 하나로 승부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하루 17시간의 노동도 마다않은 고든 램지의 열정을 꽃피울 수 있게 해준 인물은 바로 그의 장인이었다. 

책에는 외식사업과 호텔경영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들도 많다. 매 15분마다 레스토랑의 화장실을 점검해야한다는 말은 눈에 띄는 사항이었다. 그리고 고객의 불만사항에 귀를 기울일줄 알아야한다는 충고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내 개인적 경험으로는 식사도중에 이물질이 나온 세번의 사건이 있었는데(한번은  쟁반 막국수를 먹는 도중 껌뭉치가 나왔고 또한번은 유명 한식 상차림전문점의 된장찌개에서 스티로풀 조각이 튀어나왔으며 다른 한번은 5성급 호텔 부속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크림스파게티를 먹다가  죽은 애벌레가 발견되었다)  세 곳이 다 다른 성격의 음식점이긴했지만 모두 다르게 반응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경우 모두 책임자되는 당사자에게 항의전화를 하지 않았다면 그 어떤 곳에서도 사과의 뜻이 담긴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외식서비스문화가 얼른 선진화되길 바랄뿐이다.

성공가도를 걸어가는 이 쉐프의 글을 읽으며 확실히 느끼는 점은 왠만큼 머리좋은 사람은 자신이 모든일을 하려하지만 정말 뛰어난 사람은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옆에두고 일을 맡긴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경영마인드는 열정과는 또다른 세계이다. 하지만 열정이 있는자만이 경영마인드를 실행에 옮길 기회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