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뭐가 됐든, 언제나 여기저기에 끄적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생각나는 대로 이것저것 적어볼 때도 있고, 좋은 구절을 발견하면 어디서든 날림으로라도 적어둔다. 이것도 “뭐든지 써라”라는 작가에 의하면 메모라고 할 수 있다. 중학교 때, 하드커버의 노트에 그날그날의 일과나 느낌을 적는 게 시작이 되어, 지금까지도 일기를 쓰고 있다. 심심할 때마다 꺼내어 읽어보면 읽고 또 읽어도 항상 유쾌한 기분이 든다. 이걸 책이라고 한다면 아무리 많이 읽어도 질리지 않는 책이 바로 나, 자신의 일기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을 때도 좋거나, 인상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글귀가 있으면 얼른 적어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약간은 나와 비슷한 저자의 메모습관에 반가웠고,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요네야마 기미히로는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지만, 이 책에서 메모의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메모’에 앞서, ‘쓰기’가 얼마나 뇌에 큰 효과를 미치는지 읽고 뭐든지 정말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메모의 습관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좋은 훈련이 된다.

 이를 통해 타인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는 자신을 만들 수 있다. 

 저자는 이렇게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각종 동물실험과 영국 과학 잡지 <네이처>, 다윈과 아인슈타인을 그 예로 들어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프랑스 과학자, 에두아르 베네딕투스 역시 효과적인 메모법 덕분에 자동차 앞 유리로 사용되는 ‘접합유리’를 발명했다고 한다.

 넉넉한 줄 간격과 작지 않은 글씨크기로, 또 쉬운 설명으로 메모법에 대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보다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그리고 도표와 그림들 역시 적절하게 사용했다.

 저자는 자신의 노트법을 책에 실어 독자들에게 글로는 막연할 수 있는 ‘메모의 예’를 들어 보여주기도 했다. 사실, 감탄을 자아낸다거나, 하는 그런 특별한 노트법은 아니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하다면 평범한 그의 노트를 보면서, 역시 평범하기도 그냥 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 순식간에 앉은자리에서 읽을 수 있다. 문장 자체도 쉽게 써져서 술술 넘어간다. 그러면서도 메모법에 대해 중요한 것들은 하나하나 짚고 넘어갔다. 각각의 메모법에 대한 설명이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더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딱 떨어지면서도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다만 편집상의 실수인지, 27가지 메모법에 순서가 중복으로 적혀있었다. 이것 역시 효과적이라는 메모법을 메모해 두려다가 발견한 것이기에 의미가 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뇌를 춤추게 하는 메모법이라기에 아주 획기적인 것을 기대했기에 이런 평범한 메모법 소개를 보면서 다소 실망스러운 기분도 들었다. 그러나 이런 메모도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것이기에, 그리고 활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기에, 하고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뇌’는 쓰려는 순간에, 또 쓰면서, 등의 이런 활동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뇌세포를 활성화시켜 스스로를 활발히 움직인다고 한다. 그래서 메모가 중요한 것 같다.

 갑자기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적어두지 않았다가 아까 뭘 떠올렸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 날 때가 있다. 그리고 메모는 해 두었는데,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 보니 도대체 뭘 적은 건지도 모르겠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메모는 생각나는 순간순간에, 핵심적인 정보를 담아서 해야 하는 것 같다. 저자가 강조했던 것처럼 말이다.

 저자가 피력한 27가지 메모법 중에서,

 현재의 ‘인간관계’를 도표로 그려보자.

 ‘꿈’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자서전’을 쓴다.

 실수 리스트를 만든다.

 납득할 수 없는 일을 적는다.

 이 다섯 가지 활동에 관심이 갔고, 당장 실행에 옮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재미있는 놀이가 될 것 같아 즐겁고,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