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사실 학원도 안 다니고, 공부도 그냥저냥 학교수업이나 따라가며 한다. 
그런데.. 영재교육원 준비서라는 말에 혹~해서 보게 되었다. 
내 아이 공부는 열심히 안 시켜도.. 주변에서 영재교육원 시험 합격한 남의집 아이를 보면 부러운 것은 솔직한 엄마 마음이다. 
하지만..  공부좀 시켜볼까 하고 툭! 치면 띠용~~~ 하고 달아나 버리는 외동딸을 가진 이 엄마는 사실 공부에 목을 매려는 시도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날개 달아주는 창의사고력 수학>을 만난 건 계산 위주의 수학공부를 싫어하는 아이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었다. 
공부는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대하게 했더니 단순 계산이나 문제집 정복하기 식의 공부가 아이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다만 어려운 문제를 은근히 즐기는 승부근성 같은 게 있는 딸아이의 기질을 활용하면 사고력과 계산력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신청했다. 

1학기 기말고사  복습을 하던 중이어서 그걸 마치고 며칠 전부터 이 문제집을 풀어보기 시작했다. 
이 책은 유형편이어서 각종 경시대회에서 출제되었던 문제들을 싣고 있다.
아항~~~ 경시대회에서 이런 문제들이 출제되는 구나. 
(아이가 3학년때 경시대회 문제 풀고 나와서 나더러 시험 보게 했다고 마구 화를 냈던 일이 생각나 혼자 웃었다.)
창의사고력 문제라고 해서 길게 출제될 줄 알았더니 의외로 짧은 문제들이 많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수의 개념과 원리에 대해 아이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가 많아서.. 은근 흐뭇했다. 
아이도 어쩐지 기존 풀던 공부와 다른 수준의 문제를 푼다는 생각에서인지.. 관심을 보인다. 
이런 문제를 자신이 풀고 있다는게 대견하다는 투다.  (초딩의 지적 허영심 같기도 하고..ㅎㅎ~!)
어쨌든 엄마는 아이가 짜증 안내고 풀어주니 감사할 따름이고..
솔직히..문제가  너무 복잡해서 엄마가 쳐다보기 싫은 문제도 좀 있다. 꼭 이런 문제까지 저 철없는 어린 것이 풀어야 되나.. 그런 난해한 문제도 있었다. 
그래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푼다. 하루에 기분 안 좋을 때는 2문제도 풀고, 기분 좋은 날은 6문제도 푼다. 한쪽당 2문제만 실려 있어서..아이가 느끼는 부담과 거부감도 적은 것 같다. 그대신 풀고 나면 그 뿌듯함이 크다고 할까~~
사실 5학년쯤 되고 보니 선행학습을 많이 하는 주변 친구들의 모습에 저도 불안해 하던 참이다. 
괜찮다고 안심시켰는데도.. 저만 뒤떨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듯한데.. 단순 선행이 아닌 창의사고력문제라고 하니 의욕충만했다. 
초반에는 문제의 의도를 이해하는 걸 좀 어려워하는 것 같더니.. 몇 쪽 풀어보더니.. "이 문제 괜찮다~~"한다. 
3학년때 처음 경시대회 봤을 때는 자기가 너무 어렸다나..어쨌다나. 

그러나... 이 글을 쓰면서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다. 
창의사고력 문제를 꼭 풀어야 중학교에 가서 수학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다거나.. 특목고를 갈 수 있다거나 그런 얘기로 오해할까 봐서이다. 
창의사고력수학은 특목고 입시에서는 배제되었다고 알고 있다. 창의사고력수학=특목고라는 등식이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영재교육원을 나오는 것이 특목고 진학에 도움이 되긴 했으나 과학고의 경시대회 우수자와 영재교육원 전형이 최근에 폐지됐다. 생각해 볼 만한 사항이다.
 
다만,... 수학을 좀더 깊이있게 다각도에서 접해본다는 점에서.. 
수학을 좋아하거나... 우리 아이처럼 단순계산 위주의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다른 측면에서 수학에 접근시켜 본다는 의미에서 활용가치가 높을 것 같다. 

영재교육원? 들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아이를 보면서 판단해야 할것 같다.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히면 아이는 불편해 하고 울음을 터뜨리지 않겠는가..

양보다는 질로 따져 풀어보는 재미가 있는 문제들이 많아서 좋고..
영재교육원에 대한 막연한 선망보다는 내 아이에게 맞는지를 따져보는 잣대로서 이 책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유형 위주로 싣고 있는 <유형 편>이고, <실전 편>과 <창의 편>도 나와 있다. 아이 상태에 맞춰 활용하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