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려운 일을 당한 주변사람들에게 흔히 "힘 내~!"라고 말하는데.. 
이  책은 제목부터 "견디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네요.

워낙 많은 여러 사람들이 쓴 글을 모은 거라..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나를 움직인 한마디- 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책의 내용은 또 그렇게 가볍지가 않습니다.
사회 명사한테 출판사에서 위와 같은 주제로 원고지 3~4장 정도 분량의 글을 써주세요 라고 청탁하면... 당사자들은 어떨까요?
분량이 적으니 부담이 없지만.. ’한 마디’라는 굵고 짧은 말이 주는 무게감이 또 부담을 주기도 하겠지요.
얘기를 여기서 시작해야 할까 봐요.
짧지만.. 굵~은 한 마디들이 수십 편의 글로 실려 있습니다. 
 
정말 다양한 직업과 나이의 사람들이 정말 다양한 ’한마디’에 얽힌 사연들을 들려주기도 하는데... 어떤 글은 박장대소를, 어떤 글은 한 줄기 굵은 눈물을, 또 어떤 글은 뼈에 새길 심한(!) 교훈을 던지는 .. 참 버라이어티한 책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 책에서 얼른 떠오르는 글들을 꼽아 본다면..  

전 요즘 하는 일과 던지는 발언과 활동, 책에서 만나는 글발이 매력을 끄는 시골의사 박경철 씨의 글을 먼저 읽었더랬습니다. <갑으로 살아라>!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라는데.. 인간의 직업을 갑과 을로 구분해.. 갑의 삶을 살라 하신 말씀에.. 자식에게 전하고 싶은 아버지의 삶의 경험과 바람이 담겨있어 아주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다음은 소설가 방현석의 <그러나 누구로부터도 경멸받을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라는 다소 긴 제목의 글이었는데..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 문장에 담긴 사연을 읽으며.. 전 울컥했더랬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독자들이 읽을 몫으로 남겨야 할 것 같아 설명을 자제하겠습니다. 

박경철의 아버지가 <갑으로 살아라>라고 당부한 것과 대조적으로 화가 황주리의 어머니는 딸에게 <무는 개가 되라>고.. 참 딸에게 하기 어려운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ㅎㅎ~
딸더러 ’개’가 되라니~~! 후후.. 
늘 남에게 다치고 상처받는 자신의 삶을 닮을까봐.. 딸은 좀 영악해지길 원하셨던가 봅니다. 그 이야기 속에서.. 저도 문득.. 이리저리 할퀴고 서로 상처주는 세상사를 뜯어보게 돼 한숨이 나오기도 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저도 많이 물리고 살았지만.. 저는 사실 몇 번 남을 문 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대표적인 몇 명의 이야기를 언급했는데.. 이 책엔 무려 49명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작가도 있고, 아나운서도 있고, 운동선수 출신의 지도자도 있고.. 교수님도 있고.. 탤런트 이야기도 있고.. 참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책이 가벼워서 가방에 쏙 넣고 출퇴근길에 읽기에도 좋을 것 같은 책입니다.  
병원에 입원한 친구가 있다면 병문안 가서 던져주고 와도 좋을 책이고요.

부담없이 가볍게 펼쳤다가.. 어쩌면 엄청 큰 감동과 맞닥뜨릴 수도 있고..
책 속 유명인사랑 차 한 잔 나눈 듯한 친근감을 주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몇 사람의 글들은.. 그들이 직접 나를 만나 위로하고 어깨 토닥이며 머리라도 쓰다듬어 준 듯 힘과 위로가 되어 줍니다. 

이 책에 통일적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화두는.. 어차피 살아내야 할 인생..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다운 것인지..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삶의 경험이 상이한 다양한 저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다들 색깔이 다르고 각도가 다릅니다. 그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싶어요.

덧붙여..
이 책을 만나신다면..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작가 김중미 선생님이 쓰신 글과 서강대 장영희 교수님의 ’괜찮아’라는 글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혼자 찡해서리~~!!!  괜히 권하게 되네요. 알아서들 읽을 거 뻔히 알면서...)

끝 부분을 조금 못읽었는데.. 책이 또 없어졌습니다. 엄마가 재미있게 읽으니까..  딸내미가 또 학교가서 제가  읽으려고 책가방에 넣어 뒀나 봐요. 얘는 엄마가 저랑 수준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리~~~
저는 딸아이에게 무슨 말을 들려줘야 할까요? 황주리 화가의 어머니처럼 "무는 개가 돼라~!"할 수는 없고..  "엄마 책 좀 그만 가져갈 수 없겠니?"라는 말을 좀 부드럽게 할 적당한 말이 얼른 떠오르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