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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이 흔해진 요즘도 아직 북유럽에 다녀온 사람은 그다지 흔하지 않은 듯하다.
서유럽에 비해 우리에게 덜 알려져 있고, 서유럽의 여러나라들이 근대서구문명을 꽃피울 때 북유럽은 다소 제외된 영향도 있을 것이고, 제국주의 시절 서유럽국가들이 전세계에서 훔쳐다 모아놓은 소위 장물창고라고 할 국립박물관 속 화려한 소장품이 북유럽 국가에는 별로 없는 이유도 한몫 할 것이다. 

어쨌든.. 아직도 북유럽은 우리에게 낯선 미지의 땅인 듯한데..
책을 읽다보니 의외로 내가 어려서부터 북유럽 이야기를 꽤 읽고, 매료됐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이었다. 사방이 모두 하얗게 덮인 눈밭 속에서 하얀 눈의 여왕이 튀어나올 것 같은 상상 자체가 내겐 신선하고 색다른 느낌이었다. 
그 다음에 라게를뢰프의 <닐스의 신기한 모험>을 읽었다. 척박하고 얼어붙은 땅을 일구어 삶의 터전으로 만들어낸 스웨덴 사람들에 대한 작가 라게를뢰프의 뜨거운 애정을 읽으며 나 또한 그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눈의 여왕>이 차가운 북유럽의 느낌을 전해줬다면.. <닐스의 신기한 모험>은 뜨겁고 따뜻했다.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에도 북유럽 이야기가 상당수 등장하는데.. 이 호들갑스러운 아저씨.. 재미있게는 썼지만.. 정말 북유럽이 정서에 안맞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ㅎㅎ~

북유럽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커지던 중 내가 떠올린 책이 <별의 눈동자>였다. 
어릴 적, 어른들이 사준 전집류 속에 섞여있던 그 이야기를 떠올릴 길이 없는 나는.. 또 가물가물한 기억에 기대어 인터넷  검색에.. 검색을  해 대야 했다. 그런데 의외로 쉽게 찾았다. ’북유럽 동화 - 토펠리우스 - 별의 눈동자’로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던 중 최근에 나온 책 ’별의 눈’을 발견했던 것이다. 

이책을 발견한 느낌은.. 뭐랄까..
내가 딸아이에게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찾아내 읽게 해주고 싶었던 것처럼.. 
그 출판사의 기획자 누구누구씨도 나처럼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내어 사람들에게 읽게 하고 싶었나보다 하는 공감과 동감!!! 

’별의 눈’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북유럽의 밤하늘의 느낌을 전해주는 이야기이다.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미지의 어느 북쪽 끝 벌판에 혼자 누워 별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을 바라보는 느낌이 이런 걸까?

주인공 ’별의 눈’ 속에 담겨있는 그 맑고 깨끗하고 순수한 영혼에 대한 예찬이 북극의 아름다운 밤하늘의 이미지에 투영돼 전해지는 듯한 이야기.. 그것이 ’별의 눈’이다. 

책 소개에서는 ’별의 눈’이 순수한 동심에 대한 예찬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지만..
내가 어릴 적 이 이야기를 읽은 느낌은..  아무도 다녀가지 않은 하얀 눈밭에서 눈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은 것 같았던 차갑고 신선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TV가 들어온 지 얼마 안되었고, 어른들을 위한 드라마와 코미디 프로그램 외에는 이렇다할 다른 세계를 볼 수 없었던 내 어린 시절에.. 동화같은 북유럽의 눈과 얼음을 선물해준 책이 바로 <별의 눈동자>를 비롯한 토펠리우스의 이야기들이었다. 

공들인 삽화가 마음을 사로잡는 <별의 눈>과 함께.. 
삽화는 ’그다지’ 이지만.. 토펠리우스의 다른 이야기들도 만날 수 있는 글동산의 <별의 눈동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나..왜 자꾸 북유럽에 매료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왜 자꾸 어린이책이 좋아지는건지.. 그것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