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쓰려고 책 제목 검색을 하다보니..짧은 기간 동안 오바마에 대한 책이 정말 많이도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네요.  어린이용이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다른 책들은 오바마의 어떤 점에 주목했을지 궁금해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어린이 눈높이에서 씌여진 오바마 이야기. [1% 용기와 희망]은..
오바마 이야기에서 우리나라 어린이에게 어떤 점을 들려주면 좋을지를 잘 알고 만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바마의 성공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있지만, 그에 대한 과장이나 과대포장은 없는 듯해 일단 전 합격점을 주었습니다. 

이 책은 흑인, 케냐 아빠, 백인 엄마, 하와이, 풀뿌리시민운동 활동, 하버드, 그의 아내 미쉘 등등.. 그동안 언론에서 다뤘던 그에 대해 알려진 짤막짤막한 키워드들을 하나로 잇는 위인전 형식의 이야기입니다. 
책의 시작은 인도네시아에서 혼자 비행기를 타고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하와이까지 혼자 비행기를 타고 가는 열 살 어린이 버락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이 대목부터 어쩐지 콧날이 시큰해집니다. 담담하게 풀어가고 있지만, 아버지의 얼굴조차 모른채 하와이와 인도네시아, 다시 하와이를 오가며 인종차별과 복잡한 정체성 속에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오바마의 아픔이 느껴졌습니다. 아이를 혼자 비행기에 태워 미국식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 하와이로 보내는 어머니에게서는 우리나라 어머니들 못지 않은 교육열과 독한 모정을 엿보기도 했습니다. 하긴.. 인도네시아에서 사는 형편도 어렵고 보면 상황은 조금 다를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어린이용 책이지만.. 오바마의 정치무대 데뷔와 승승장구한 정치진출 이야기를 다루는데도 꽤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데요. 그의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그의 대중을 휘어잡는 연설에 대해서도 세심히 묘사하고 있고요. 그 속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오바마의 진심과 노력입니다. 

그 노력과 진심이 어떤 것인지 저에게도 와닿는 걸 느꼈습니다. 
아무래도 원작은 오바마의 자서전을 기초로 했을텐데.. 선거에 입문하는 정치인들이 쓴 자서전이라는게 사실 자기 이력을 포장하고 널리 알리거나,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씌여지는게 보통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오바마의 진정성이 느껴지더군요. 
아직 젊고, 정치적 과오가 적고, 그가 자신의 엄청난 능력으로 당선되었다기 보다는 자신이 가진 가능성으로 다른 여러 미국인들의 꿈을 대변하는 인물이기 때문일까요?

그리고 그의 삶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마틴 루터 킹 목사나 말콤 엑스, 미국의 대선 분위기, 오바마에 대한 다양한 화제거리 등을 별도의 페이지를 할애해 섦명함으로써 조금은 낯선 미국 정치 이야기, 흑인의 정치 참여의 역사를 우리 아이들이 엿볼 수 있게 한 배려도 반가웠습니다. 
삽화에 오바마가 너무 착하고 동글동글한 흑인아저씨로 그려져 그의 카리스마가 느껴지지 않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낼모레 1월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한바탕 떠들썩할 오바마 아저씨에 대해 우리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앞으로 그의 정치와 그가 집권한 미국이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지 아이와 함께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보고 느낀 오바마와 뉴스와 신문 속에 등장하는 오바마를 비교 관찰하며 그와 미국을 지켜보는 것이 앞으로 남은 독후활동이 될 것 같습니다. 

저희 딸아이 생일도 1월 20일인데..오바마 취임식은 21일!! 
그래서 저희 아이가 오바마의 취임날은 앞으로도 잊지 않을 것 같아요. 버락 오바마 새 미국 대통령과 그를 선택한 미국 국민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