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아팠다. 엉덩이 쪽도 아프고..
보름쯤 지나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허리강화 운동을 하라고 했다.
잘 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통증이 번지더니 종아리 타고 내려가 발뒤꿈치도 아프고..
다시 보름쯤 지나 신경과를 갔더니 젊은 의사가 디스크 초기 같다고 했다. 
그러고 다짜고짜 MRI 찍을래? 물리치료 받아보고 수술할래? ,<= 이런 식으로 묻는 거였다. 
(방금 디스크 초기라는 진단을 받은 환자한테 , 디스크에 대해 들어는 봤어도 아는 건 전혀 없는 환자한테... 치료법을 선택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라니!!) 뿐만 아니라 약도 처방해 드릴까요? 말까요? 뭐 이런 식이니.. 결국 환자더러 디스크에 대해 다 알고 왔다는 전제하에 묻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시간을 벌려고 물리치료를 먼저 받으마, 약은 혹시 모르니 지어달라.. 하고 나와서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종합병원인 그 병원에서는 물리치료가 안되고 동네 정형외과 가서 받으란다. 
가까운 정형외과를 골라보니 최근에 집근처에 노인전문병원이 생기면서 가까운 의원이 물리치료실을 없앤지라.. 노인전문병원 가서 노인 아닌 사람도 물리치료 받을 수 있냐고 물었다. 매일 받아야 하는 물리치료는 일단 빼먹지 않게 집에서 가깝고, 실내가 깨끗해서 오래 누워있기 좋은 곳이면 되겠다고 판단했다.
다시 엑스레이 찍고, 진단 받고.. 그 곳 선생님은 내 병의 증상과 진단, 치료 방법의 단계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노인전문병원은 아무래도 노인들을 상대하다 보니 남다른 친절함이 있는 듯!!

일단.. 꾸준히 물리치료를 받자 마음먹고 지인들에게 디스크라고 말해놓고 수술비 걱정을 하고 있으려니.. 각종 경험자들이 수술해도 재발한다거나, 뭐 기타등등의 다양한 정보를 쏟아냈다. 

아무래도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찾아낸 책이 이 책이었다. 
도서관 가서 비슷한 종류의 책을 서너 권 빌려왔는데.. 이 것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내 생각엔 이게 제일 나았다. 물론 디테일한 설명과 각종 한방치료법까지 포함하는 자세한 설명을 읽고자 한다면 다른 책들도 많이 있지만.. 나이 먹어 너무 많은 글씨를 다 읽어줄 자신이 없거나 줄거리 없는 이야기는 오래 읽지 못하는 나처럼 끈기 없는 사람에게는 이 책이 딱 필요한 설명만 하고 있어서 좋았다. 

디스크의 원인, 치료법의 종류, 병행해야 할 운동요법 등을 다양하게 실어놓고 있는데..
출간한 지 3년 이내의 책이라 그런가..  편집 깔끔해서 읽기 쉽고, 독자 및 환자 입장에서 궁금한 점을 잘 짚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의 강점은 다양하고 선명한 사진!!!
의학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려놓은 그림과 사진, 엑스레이 및 엠알이 판독 해설 .. 등등..
또 한가지는 바로 운동요법 사진!!
알아보기 쉬운 선명 깔끔한 사진과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양한 운동법들을 책만 보고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을 읽고 나서의 가장 큰 기쁨은..
처음 진단받고 공포스러웠던 디스크 탈출(?)라는 병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다지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내 몸의 하나인 디스크가, 척추가.. 나 여기 있다고, 나한테 신경 좀 써 달라고.. 지르는 비명이라고 할까!! 그렇게 느끼게 되었다는 것..

그 대신 내 입에서 나오는 잔소리는 늘었다. 
딸 아이 보고 하는 "허리 펴고 앉아!" "구부리고 책 보지 마!" "엄마처럼 되고 싶어??"
남편 보고 하는 "당신, 컴퓨터 앞에 그렇게 좀 앉지 마요!!" 등등..

그리고 내게 하는 잔소리..
’살 좀 빼자!! 네 허리가 힘들어 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