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너무 더워서 공부도 못하고.. 책도 못보고.. 그러다 휴가 다녀왔어요.

이 책을 처음 펼쳐 본 저희 딸아이.. "이게 뭐야?"라며 불에 덴 듯(!) 놀랬더랬어요.

가뜩이나 큰 수 계산 싫어하는데.. 엄마가 저를 위해. 19단인가로 악명높은 인도수학과 관련된 책을 집에 들여놓았으니 반가울 리 없었을 거예요. 엄마가 앞으로 저에게 뭘 하자고 할지 눈치를 챘지 싶어요.

그러고 더워서 몇 날 몇 일이 그냥 갔어요.

그런데요...엄마가 너무 더워 공부하자는 말도 못하니까.. 애가 궁금했는지..펼쳐보더라고요.

그리고.. 몇 문제씩 혼자 풀기 시작하는 거예요.

저도 궁금해 끌어당겨 보려니까.."내가 보고 있지 않느냐"며 안 주네요.

"어쭈구리~~!!"

그렇게 실랑이가 시작되었고요. 지금도 사실 책은 저희 집 여기저기를 굴러다니며 저희 아이가 틈틈이 풀기도 하고, 얼마전 63에 아이맥스영화 보러 가면서 들고 나가 지하철 안에서도 풀고 그럽니다.

 반응인 즉슨.. 재미있대요.

그리고 신기하대요.

저희 아이 4학년이라 중급편이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좀 어렵고.. 새로운 방식이니까 오히려 아이가 호기심이 생기나 봐요.

 2단원의 ’사각형으로 바꾸자’라든지 ’X자 곱셈의 마술’, ’10대의 곱셈이라면 맡겨 주셔’ 등등..

계산의 비법, 마술이 담겨 있더군요.

엄마인 제가 봐도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큰 수 계산이 이렇게 ??!!! 띠옹~~

그러나, 좀 걱정되는 점도 있어요.

사실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기본적인 수의 계산 원리를 충분히 익힌 단계가 아니잖아요.

이제 겨우 수의 개념부터 배워서 계산도 하고, 응용도 하고 그러는 건데..

계산의 묘수를 가르치는 게 자칫 원리 이해를 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또한, 학교 수업과 배치될 때.. 아이가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인도수학을 배워서 평소 하기 싫어하던 계산을 쉽게 하면 당장의 학교 성적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수학에 대한 학습이해력을 떨어뜨리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이 충분히 배우고 이해한 정도의 수준을 인도수학으로 복습하는 방식이 나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지금 아이가 4학년인데 중급 책을 신청해 풀었는데요. 그보다 차라리 좀 쉽고 단순한 초급 책을 보았다면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원리와 충돌하지 않고 재미있는 공부비법으로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크게 도움을 받을 욕심을 부리기보다 재미삼아 풀면서 숫자와 친해지는 하나의 방식으로 택한다면.. 오히려 나중에 큰 도움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인도+수학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인도의 헌법 제1조 제 1항’이나 ’인도의 임금님은 6,000명’ 등 인도사회에 대한 짤막한 정보를 실은 점이 반갑습니다.

지식이든 기술이든 다른 나라의 것을 받아들일 때는 그 나라의 문화적, 사회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야만 제대로 나에 맞게 수용하고 흡수할 수 있다고 믿어서 평소에도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KBS TV의 <걸어서 세계속으로>같은 프로그램도 챙겨보는 편이거든요. 인도수학 배우면서 인도문화나 역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접하게 해 인도수학과도 친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긍정적이었습니다.

근데..저는 머리가 굳었나봐요.

인도수학.. 풀 때는 알겠는데.. 다른 문제집에 나온 문제 인도수학 방식으로 풀려면 아직 몸에 안 익었나.. 잘 안돼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