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책이야?"

"요즘 책 참 좋네~"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책이었습니다.

 

이렇게 세밀한 팝업북의 가격으로는 사실 좀 저렴해서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제작비 산정 보다는 일반적인 시장 사정을 고려해 책값을 책정한 게 아닐까 싶더군요. 

 

제가 가장 먼저 관심이 간 부분은 <바람을 이용한 기계>였습니다.

요즘 시험적으로 풍력발전기를 가동하는 곳이 가끔 눈에 띄던데..전에 제주도에서도 그렇고, 하늘공원에서도 그렇고 풍력발전기를 보고도 아이한테 제대로 설명해 줄 수 없었던게 떠올랐어요. 이걸 이렇게 쉽게 설명해 놓고 직접 작동원리를 체험할 수도 있다니.. 정말 반갑더군요.

그리고 뭐랄까요.. 풍차는 어쩐지.. <플란다스의 개>를 읽던 시절부터 어떤 로망이랄까.. 그런게 있는데.. 그걸 이렇게 과학적 원리로 만나니 색다르더군요.

전 어렸을 때.. 풍차의 원리가.. 정말 궁금했지만.. 주위 어른들도, 학교에서도 속시원히 이해를 시켜주지 않았던 기억이 아련히 있습니다.

 

학교 갔다와서 책을 가지고 제방에 가서 보던 딸아이가 제일 먼저 들고와 제게 보여준 페이지는 <나노공학> 편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노공학에 대해 막 설명도 해주고.. 직접 책을 펼쳐서 작동원리도 보여주더군요. 순간.. 세대차이를 느꼈습니다.

(엄마는 풍찬데.. 너는 나노공학이냐?) ’세대가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소회가 있더군요.

 

<도르래의 원리>와 <기중기>편은 마침 최근에 서강출판사의 <수원화성과 정약용>을 읽고 난 후라서 보다 아이가 관심을 갖고 읽었습니다. 전 사실 아이에게 <수원화성과 정약용>을 권한 이유가 수원화성 축조에 숨어있는 과학 원리들을 소개하고 싶은 의도였는데, 이 책은 의외로 정약용 개인의 시련과 서학, 천주교 등에 대한 언급이 더 많아서 아이의 흥미를 별로 끌지 못했더랬습니다. 다행히 끝까지 읽기는 했는데, 그 책에서 부족했던 화성과 기중기의 원리, 18세기 조선의 과학발전에 대해 <팝업과학교실- 기계의 원리>와  연결해 설명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기중기>의 원리를 설명해놓은 사진(아래)에서 부두에 컨테이너박스를 옮기는 모습은.. 때마침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량이 산적해있는 부두 모습이 뉴스에 나왔길래.. "바로 저기서 쓰는 거야!"하며 일러 주었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