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은 여러가지로 일이 많았던 달이었다. 그중 하나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분들인데, 장영희 교수도 그런 분이다. 예전엔 그냥 교수로서 알고만 있었는데, 그녀가 남긴 글들이 세간의 화제가 되면서, 나도 관심이 갔다. 어떤 분이셨길래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는지, 어떤 삶을 살았길래 안타까워하는 걸까?

이 글들은 샘터라는 잡지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모아 출판된 책이다. 물론 그전에도 "내 생애 단 한번"이라든지, "문학의 숲을 거닐다"라는 글도 썼었다. 많은 부분에 공감이 갔지만, 특히 "신체장애로 천형같은 삶을 극복하고 일어선 이 시대 희망의 상징 장영희 교수"로 잡지 기사제목이 선정적으로 나왔을 때 심히 불쾌했다는 그녀의 말에 공감이 간다. 왜냐하면, 장애를 가진 아들을 가진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해서 였을 것이다. 

발달장애1급인 아들녀석이 하나 있지만, 여태 천형이라고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녀석이 심하게 짜증내고 울때마다 "좀 힘이 드네"란 생각이 들 뿐인데, 사람들은 너무나 안됐다는 표정으로 나와 아들을 쳐다 보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그렇지않기때문이다.물론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하면서 하늘을 원망한 적도 있었지만, 그건 과거의 일일뿐이고, 지금은 보통 사람들처럼 잘 살고 있다. 물론 말을 않들을 때마다 "이놈!"정도는 한다.

본문중에 나오는 윤석중님의 시가 어느때 보다 나의 마음에 다가 온다.

사람 눈 밝으면 얼마나 밝으랴
사람 귀 밝으면 얼마나 밝으랴
산 너머 못 보기는 마찬가지
강 너머 못 듣기는 마찬가지
마음눈 밝으면 마음 귀 밝으면
어둠은 사라지고 새 세상 열리네
달리자 마음속 자유의 길
오르자 마음속 평화 동산
남 대신 아픔을 견디는 괴로움
남 대신 눈물을 흘리는 외로움
우리가 덜어 주자 그 괴로움 
우리가 달래 주자 그 외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