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지역에선 콘서트를 하지 않아 부산에 가서 첫콘을 보고, 차시간의 압박때문에 앵콜곡을 못본게 두고두고 후회가 될 거 같아 서울공연 예매대기를 걸어 놨는데,그게 되서 토요일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이틀밖에 안 지났는데,기억력은 점점 더 사라져 가는 대신 흥분은 가라앉아 그시간을 되돌려 봅니다.

좌석이 앞쪽이지만 거의 끝에 가까워서 계단에 서 있는 싱어 한명이 안보이기는 했으나 소리는 괜찮았습니다.

팬텀싱어 콘서트는 다른 콘서트와는 달리 여러명이 나오는 데, 출연자가 많으면 보는 사람만 보게 된다는 것을 보기 좋게 비껴가서,지난 번엔 백형훈이 눈에 들어오더니,이번엔 고은성과 이벼리,박상돈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고은성은 좌우 폭넓게 무대를 사용하여 라틴댄스를 추면서도 끈적임이 없는 담백한 느낌을 주고,성대모사에 이어 표정까지 완벽하게 재현했습니다.
이벼리는 앵콜곡에서 곽동현,백형훈에 이어 부른 ㅇㅇㅇ 솔로파트에서 그의 표정과 음색이 잘 맞아 떨어졌구요,백형훈은 지난번에는 노래를 듣느라 제대로 못봤던 반쯤 접어올린 흰 셔츠에 검은 바지의 의상이 멋지게 잘 어울렸습니다.

 

최강 바리톤 박상돈이라 하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다시 보니 '이렇게 어려운 노래를 그렇게 안정감있게 듣는 사람이 편하게 부를 수 있구나'라는 감탄을 하면서 들었습니다.

곽동현은 김경호가 불렀던ㅇㅇ의 일부를 모창하면서 마이크를 객석으로 넘겼는데,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불러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3베이스가 부른 노래도 색다른 느낌이었고,백만뷰를 돌파했다는 뮤지카도 라이브로 들어서 좋았습니다.

 

서울공연에서 비로소 완전체가 된 흉스프레소, 막내팀으로 이전까지 공연이 조용해서 자칫 처질뻔한 분위기를 끌어 올렸고, 온몸을 사용하여 노래를 부르다 무릎을 꿇은 채 끝나는 장면에서 일어서다 중심을 잃고 잠시 비틀거리는 멤버를 바로 옆에서 일으켜 세워 준 인기현상,아름다운 화음만큼이나 애정어린 폭로로 웃게 만들었던 포르테 디 콰트로..

 

회를 거듭할 수록 가수들의 입담도 늘고,긴장했던 처음과는 달리 적응이 된 듯 했고, 노래 순서도 첫콘과는 다르게 리듬감 있고 빠른 곡들을 이어지게 해서 스탠딩한 상태로 신나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한가지 의아했던 점은, 부산에서와는 달리 곡들이 추가됨에 따라 흉스프레소 솔로곡이 서울콘에서는 빠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아서 공연시간이 부산콘보다 30분이상 길어졌다는 것입니다.
몇년간 공연 보러 다녔는데, 전국투어할 때 한두곡정도 바뀌는 것은 보았어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좀 그렇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한 팬텀싱어들과 그들의 노래에서 받은 감동과 벅찼던 감정은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유슬기,백인태는 듀에토라는 이름으로 활동 시작을 알렸고,이동신은  6월17일 단독콘서트가 있다 하고, 고훈정,고은성,백형훈은 뮤지컬 공연이 잡혀 있고,김현수,이벼리,손태진은 고훈정과 함께 녹음중에 있으며,곽동현도 신곡을 준비중이고 박상돈도 예정된 공연이 있는등 다양한 형태로 대중에게 올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