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이 지배하는 세상은 과연 어떤 곳일까? 공룡이 책을 쓰고 여우가 책(고서적)을 수집하고 출판하는 세계.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우의적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공룡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고, 토끼와 함께 영리한 동물로 분류되는 여우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한 공룡이 대부의 죽음을 계기로 책들의 도시로 떠나가 위대한 시인을 찾으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빌미가 되어 지하세계로 떨어지고 만다. 그런데 거기서 그가 그토록 찾아 다니던 실체를 만나게 되는 데, 그는 다름아닌 어둠의 제왕을 비롯하여 여러 이름으로 불리워지고 있었다.

악덕 출판업자에게 속아 넘어가 영원한 삶을 살고 무시무시한 괴력을 가지지만, 사람의 형체는 간 곳이 없고, 두꺼운 종이를 덧대고 입혀서 괴물로 지내야 하는 삶이 그가 바라던 삶의 모습은 아니었던 듯 싶다. 결국 지상의 세계를 잊지 못하고 공룡과 탈출을 시도하여 성공한다. 비록 햇빛을 받으면 모두 타 버려 죽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이 꿈꾸는 영원한 삶은 수많은 문학작품에서 번번이 다루어 지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인 메세지는 그다지 행복한 결론을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며,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고통으로 표현되어 지곤 한다.

돌이 굴러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끝없이 끌어 올리는 시지포스의 신화도 있고, 나중에 아킬레우스에게 구출되지만, 인간에게 불을 넘겼다는 이유로 독수리에게 가슴을 쪼이지만 다음날에는 다시 아물어 영원한 고통을 겪어야 하는 프로메테우스도 있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책들이 인쇄되어 나오고 있고,  이사올 때 많은 책들을 기증했음에도 우리집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책들이 오늘따라 달리 보인다. 바깥 구경을 시켜 달라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