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자본주의 사회인 선진국일수록 범죄나 폭력을 다루는 하드보일드 소설이 많이 생산되고 많이 읽힌다고 한다.그래서인지 일본은 유난히도 이런 류의 소설이 많다.

 

권당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3권으로 나온 <모방범>은 5년에 걸쳐 잡지에 연재한 것이라 한다.

 

연쇄 살인사건에 관련된 세 명의 등장인물은 같은 학교를 나온 동창생이다.

 

우등생이고,늘 웃고 다녀 피스란 별명이 붙은 아미가와 고이치,

몰락한 약국의 아들이자, 돌이 지나 돌연사한 누나와 같은 이름을 쓰면서 엄마로부터 자주 죽은 누나와 비교당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는 히로미, 메밀국수집 아들이자 히로미를 끝까지 친구로서 지켜주고자 했던 가즈아키가 중심인물이다.

 

한 공원의 휴지통에서 오른팔이 절단된 채 쇼핑백에 넣어진 것을 개와 함께 산책을 하던 학생이 발견하여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에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은 여성이 실종되고, 범인은 이 여성의 외할아버지 아리마 요시오에게 음성변조한 전화를 걸어, 호텔에서 만나자고 하지만, 정작 나타나진 않고, 방송국에 전화를 해서 요시오와의 대화가 생방송으로 나가는 상황을 만든다.

그런데, 방송중 광고가 나가는 것에 격분한 범인은 다시 전화를 하는데, 요시오는 다른 사람임을 감지한다. 먼저 통화한 범인은 어린 아이처럼 흥분한 상태인데 반하여 나중에 전화한 사람은 좀 더 어른스러운 면이 있었던 것이다.

 

이 소설의 또 다른 축은 신이치다.

자신이 집에 늦게 온 사이에 엄마, 아빠, 여동생을 살인범에 의해 잃게 된 신이치는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아버지 친구의 집에 와 있던 차에 공원에서 봉투를 발견하게 됨으로써 이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외에 프리랜서로 취재감을 찾던 시게코에게 이번 사건을 취재하고, 잡지에 기고함으로써 많은 관심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어지는 연재물을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다른 소설에서도 언급이 된 사항이지만, 작가는 피해자 가족들을 위한 치료기관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이 피해자의 인권보다  피의자의 인권을 우선하는 거에 대한 비판도 한다.

 

또한, 이 사건을 보도하는 방송국의 시청률을 의식한 보도행태, 이를 보고 듣는 대중들의 반응이 나온다.  

 

남자들의 일부는 범인을  이해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여성들은 자신들이 그 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범인은 자신이 연극을 연출하는 감독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의사와 강관없이 이 연극무대에 강제로 올려진 희생자들에겐 이 극에 출연한 것을 영광인 줄 알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생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이 범인은 아마 싸이코 패스라고 볼 수 있겠다.

 

 

독자에게 미리 범인을 알려주고, 각각의 입장에서 다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대학도서관 대출순위 상위에 랭크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