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휴란 인물이 누굴까?란 의문으로 접하게 된 이덕일님의 책. 그동안 나온 여러책(조선왕을 말하다,유성룡, 조선왕 독살사건 등)의 공통적인 특성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사실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밝혀 주는 것이었다.

 

이번에 알게 된 윤휴란 인물 역시 현종과 숙종시대에 걸쳐 송시열로 대표되는 서인이 주도한 공작정치에 희생당한 인물이다.

 

청나라에 의해 삼전도에서 왕이 무릎을 꿇는 치욕을 겪었음에도 정신을 못 차린 서인들은 효종의 북벌론에 입으로만 찬성을 하면서 정작 시행을 늦추다가 효종이 갑자기 죽자 현종을 왕으로 세우고 예송논쟁을 일으킨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때 효종이 인조의 장자가 아니더라도 소현세자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뒤를 잇게된 둘째 아들임으로 왕의 친족으로서 대비가 당연히 3년복을 입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1년복을 주장한 것은 왕이나 사대부들이나 중국의 신하인 것은 마찬가지라는 의도가 밑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렇게 때문에 윤휴가 주장하는  북벌계획과 사대부들에게도 군역의 의무를 부과하자는 호포법의 실시, 지패법의 실시, 서얼에게도 벼슬에 오를 수 있게 하자는 것은 조선의 근간이 되는 신분제를 뒤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가 죽음으로 몰린 이유다.

 

윤휴의 이런 개혁적인 시도는 후에 <성호사설>을 쓴 이익에게 영향을 미쳐 후대의 남인들의 개혁사상으로 이어진다.

 

송시열의 정치복권이후 아무리 다른 당파라도 공작 정치로 무고한 남인들을 죽음으로 몬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젊은 서인들이 소론이 되고, 정치 공작을  옹호한 서인 중진들이 노론이 되었다. 이후에도 노론은 자신들과 다른 정견을 가진 국왕 경종을 독살하고,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이는 등 정치 공작을 자행했다. 그러면서 윤휴의 북벌론을 송시열 등이 주장한 것으로 역사 바꿔치기를 시도했다. 그렇게 노론은 조선이 멸망할 때까지 집권하고, 조선이 멸망할 때는 일제에 가담했다. 그렇게 지금도 국사 교과서는 북벌의 자리에 윤휴의 이름을 지워 버리고 송시열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p413)

 

 

 

윤휴가 사약을 받으면서 했다는 말 "나라에서 유학자를 쓰기 싫으면 안쓰면 그만이지 죽일 것은 무엇 있는가"라고 전해 진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모두 적으로 돌리는 상황은 몇백년이 흘렀건만, 여전하다.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기엔 아직도 갈길이 많이 남은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