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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아자르가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쓴 로맹 가리 였음이 밝혀졌을때, 프랑스 문학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그도 그럴것이 콩쿠르 상은 한번 수상한 작가에겐 다시 상을 주지 않는데, 로맹 가리란 본명으로 이미 1956년에 <하늘의 뿌리>란 작품으로 이미 상을 수상했기때문이다.

그가 동명이인이란 것이 드러난 것은, 1980년에 권총 자살을 한 이후, 그가 남긴 유서를 통해서이다.

이러한 배경과 현대 프랑스 소설은 어려울 것이란 괜한 선입견으로 인해 읽기가 좀 망설여졌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그건 단지 나만의 걱정에 지나지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한편의 성장소설이다. 미국에 <호밀밭의 파수꾼>이 있고, 우리나라에 은희경의 <새의 선물>이 있듯이....

창녀인 엄마가, 역시 창녀였다가 나이가 들면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되자 아이들을 맡아 돌보는 일을 하던 로자라는 아줌마에게 모하메드란 아이를 맡긴다.

이 글은 이 아이, 모모라 불리우는 아이의 눈으로 본 프랑스 사회에 사는 유대인과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아랍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실제 나이는 열네살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만나기 전까진 열살로 알고 살았던 모모에겐 자신을 거두어 준 로자 아줌마외에도 같은 회교도이면서 항상 빅토르 위고의 책을 가지고 있는 하밀 할아버지, 오층에는 세네갈에서 온 권투선수 출신의 롤라 아줌마라는 여장 남자가 살고 있었는데,어려운 일이 있을 때 마다 도움을 준다.

로자 아줌마가 모모와 같은 아이를 기르게 된 것은, 프랑스에선 창녀는 자신의 아이를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자 아줌마는 자신이 그렇게 키워준 경찰서장을 배경으로 ,위조서류를 만들어 아이들을 돌봐왔던 것이다. 만약에 사실이 드러날 경우 아이들은 빈민구제소로 가게 되고 자신도 살던 집에서 쫓겨난다.

모모는 일찍부터 세상의 쓴맛을 알아버려 되바라진 아이처럼 말과 행동을 한다. 로자 아줌마가 치매에 걸려 원하지 않는 삶을 겨우겨우 이어가고 있을때 카츠 선생에게 안락사를 해 달라고 조르지만, 카츠선생은 자신에겐 그럴 권리가 없다고 중벌을 받는다고 말한다.이에 다음과 같이 되받아친다.

웃기는 말이었다. 중벌을 받지않을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특히 벌받을 일을 하지 않은 사람 중에 말이다.

결국, 로자 아줌마는 자신이 즐겨 찾던 지하실방에서 숨을 거두고, 그 옆에 있던 모모는 썩는 냄새가 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사람들에 의해 열흘이 넘어서야 발견이 되어져 시골로 보내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