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이탈리아 작가가 쓴 엄마가 딸에게, 딸이 엄마에게 편지쓰듯 이야기가 전개된다.

2학년 딸아이는 '좋은책 어린이' 책을 여러권 만난후라 이책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전개방식이 조금 다르고, 우리생활과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서 낯선감이 있는지 몇장을 읽고난후에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한다.

엄마가 전쟁때문에 세상을 떠나면서 이승에선 딸이, 저승에선 엄마가 다른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써내려간 이야기가 조금 어렵게 느껴지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한장한장 딸이 되고, 엄마가 되어 그 편지들을 읽으면 마음 한곳이 뭉클함을 느끼게 된다.

딸아이도 지금은 낯설어 조금 서먹하게 받아들이지만 조금씩 읽다보면 많은 것을 느끼기에 충분한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단 한 가지, 내가 잘못한 것은 항상 귀찮을 정도로 뽀뽀하고 껴안는 것을 좋아한 너를 다 받아 주지 못한 거야. 그것은 그저 응석받이가 졸라대는 습관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맘껏 사랑을 주고받고 싶은 마음이었던 거야. 하지만 그때는 내가 언제까지나 네 곁에 남아서 안아주고 뽀뽀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단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많은 반성을 했다.

딸아이가 9살이다.. 아직 어린 아이인데, 난 그걸 가끔 잊고 큰아이로 생각하고 많은걸 바란다.

동생보다 더 의젓하길 바라고, 아기도 아닌데 자꾸 엄마에게 치댄다고 윽박지르고...

순간 엄마가 말한 이부분을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하기까지 했다.

정말 안아줄수 있을때 많이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사랑한다고 표현해줘야겠다는 마음도..

나도 언제까지나 우리 딸아이 곁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일이기에..

 

가끔 내가 만약 우리 아이들을 두고 먼저 하늘로 올라가게 된다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럼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나의 빈자리를 견디며 세상을 잘 헤쳐나갈까? 내가 하늘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켜볼 수는 있을까?하는 터무니없는 상상을 할때가 있었는데...

이책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했던 그런 모습으로 엄마는 딸아이를 지켜본다.

마음이 아픈...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그런 아픔을 안고 지켜보겠지..

더 크면 표현하지 않아도 나의 사랑을 우리 아이가 느끼겠지 라는 바보같은 생각들도 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중에란 아무 필요가 없다는걸 알았다.

지금 이 시간, 이 순간이 제일 중요하고 표현할때라는 것도..

 

요즘 바쁜 일이 있어 집에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없다. 그래서 더 가슴아프게 이 책을 읽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바빠 함께 하는 시간이 없으니 혼자서 해야할 일들을 찾아서 하는 어른스러운 모습들을 보면서 책속의 딸처럼 대견스럽구나 느낀다.

입장은 틀리지만 그래도 엄마가 함께 하지 못하는 시간동안 혼자서 잘 해내는 모습을 보니 주인공이 꼭 내 딸같은 생각도 들었다.

 

가슴아프고 찡한 이야기를 접하며 내 아이에게 뜨겁게 사랑을 표현하며 살아야겠다.

언제까지나 친구처럼 딸옆에 있어주고 싶은 엄마....모든 엄마들이 그러길 바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