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놀토여서 늦장부리고 있는 토요일 오전에 택배아저씨가 선물을 안겨주고 갑니다.

서평단으로 만나게 되었던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이번에도 따끈한 신간을 만날수 있어 반갑고 친근함에 예전부터 알고 있던 반가운 친구를 만나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이도 택배아저씨가 주고간 책이 '좋은책' 에서 온거라고 하니 정말? 하면서 본인이 직접 포장을 뜯어 읽기 시작했네요.

근데 다 읽고 나서 컴퓨터 하고 있는 저에게 와서 한다는 말이..

"아이~ 재미없어"

??

순간 경직되어 무슨 내용이길래 재미없다고 하나 궁금했지요.

"왜?"했더니..

"아니....재미있어 질려고 하는데 끝나잖아...왜 자꾸 책이 재밌어지려고 하면 끝나?" 하네요..

ㅎㅎ 순간 놀랬습니다. 허나 아쉬움에서 한 말이란걸 안 순간 무슨 내용인가 궁금하더군요.

현수는 마흔여덟살인 엄마가 있고,

경수는 스물일곱살인 아빠가 있습니다.

늦둥이, 이른둥이들이지요.

두집의 아침풍경이 상반되게 보입니다.

늦둥이네 현수는 큰누나가 세수시켜주고, 작은 누나가 밥 먹여주고, 화장실도 보내주며 모든 일을 혼자서 안합니다.

이른둥이 경수는 혼자 일어나 세수하고 아빠를 깨우고, 밥대신 빵을 먹게 됩니다. 경수엄마는 경수를 낳다가 일찍 돌아가셨거든요. 그래서 경수는 혼자서 잘 합니다.

오늘은 입학식날.

들뜬 기분으로 학교에 간 두 아이는 작은 다툼이 생깁니다.

6학년 선배들이 만들어준 종이꽃을 달고 선생님을 따라 걷다가 경수의 꽃이 떨어졌는데 현수가 모르고 밟아버리지요.

순간 경수는 현수의 볼을 주먹으로 때리게 되고 현수가 울어버려 현수엄마도, 경수아빠도, 선생님도 모여듭니다.

현수는 엄마가 옆에 있다는 든든함에 경수의 정강이를 발로 차게 되고, 아이들 싸움이 어른들의 싸움으로 바뀌게 됩니다.

선생님은 싸움을 말리는 과정에서 현수엄마에겐 '현수 할머니세요?', 경수 아빠에겐 '경수 형님이세요?' 합니다..ㅎㅎ

선생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교실로 가서 짝을 정하는데 여자 친구들이 적어 결국 현수와 경수가 짝이 됩니다.

선생님은 둘이 오늘 잘못을 했으니 짝이 되어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지요.

입학선물로 선생님이 빵과 요구르트를 준비하지만 현수는 혼자 먹을줄을 모르고, 경수는 아침에도 밥대신 빵을 먹어 먹기싫어 하고 있다가 현수가 못하는걸 알고 경수가 도와줍니다. 현수는 경수가 빵 먹기 싫다고 하니 자신이 가지고 온 초콜렛을 선물로 줍니다.

현수와 경수는 짝이되어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며 친하게 지냅니다.

집으로 돌아가며 현수엄마는 아침에 있었던 일로 왜 나쁜애랑 무슨 말을 하냐고 하니 현수는 "경수 나쁜애 아니야. 우리 친구하기로 했어" 합니다.

경수아빠 또한 경수에게서 현수 이야기를 듣고, 어른들이 아이들 앞에서 못할 짓을 한걸 후회하며 나중에 현수엄마를 만나면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현수는 경수가 엄마도 없고 빵을 많이 먹어 빵이 싫다고 하고, 김치도 없다는 말들을 기억하며 경수를 집으로 초대합니다.

경수는 현수아빠도 현수엄마처럼 나이가 많을테니 자기 아빠처럼 레슬링을 하며 놀지 못할꺼 같다는 생각으로 토요일엔 자기 집으로 놀러오라고 합니다.

현수와 경수는 부모가 나이가 많고 적음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냥 1학년 친한친구로 지내IZE: 12pt; FONT-FAMILY: 1003773_12">작년 딸아이가 1학년을 보낸 일이 생각나네요.

입학실날도, 수업시간동안 복도에서 엄마들이 자기 아이들을 보려고 까치발을 들어가며 관심을 가졌던 일도, 첫 수업에서 종합장에 학교이름, 선생님 이름을 써보기를 한것도..

작가분이 교직에 계셨던 분이라서 그런지 상세한 교실풍경과 아이들의 마음, 학부모의 마음을 잘 아시는거 같아요.

책을 읽다가 선생님이 나이 많은 엄마에게 할머니세요? 나이 어린 아빠에게 형님이세요? 한 부분에선 제가 박장대소를 했네요. 그 상황을 생각하니 웃음이 쏟아졌어요..ㅎㅎ

작년 우리 아이 반에도 29살 엄마, 49살 엄마가 있었답니다.

이책을 읽으며 다시 작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어요.

엄마들이 두분의 나이차이를 놓고 엄마뻘이라고 하며 웃었던 기억도 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의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더군요.

나중엔 엄마들도 그냥 아이 친구 엄마로 대하지 나이는 상관을 안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지요.

어른들 시선으로 편견을 가지는게 문제겠죠?

아이를 키우다 보니 기준을 잡아 저 아이는 놀기만 하는거 같으니 안놀았으면 좋겠고, 저 아이는 손버릇이 안좋다는 소문이 있던데 우리 아이랑 같이 붙혀놓으면 안되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아이는 그런 친구들과 문제없이 잘 노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그때마다 느끼는건 괜히 나의 편견으로 아이들의 동심을 침범하는건 아닌가 싶더군요.

아직 어리기에 아이들은 자신에게 이롭고 해롭다는 계산적인 방법으로 친구를 만들진 않기 때문이지요.

현수와 경수를 통해 작은 깨달음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 시선으로 봐줘야겠다는 것과 부모의 욕심과 편견을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과오는 범하지 말자 라고..

역시 이번 책도 맘에 들었습니다.

아이도 기다렸던 책이고, 읽어본후 재미있다고 하니 뿌듯합니다.

아이가 그러더군요.

왜 좋은책어린이는 재미있어질라고 하면 끝나냐고....

그럼 뒷 이야기는 네가 이어보렴~하니

"아~ 뒷 이야기는 상상해보라고 일부러 일찍 끝냈나? 그래서 상상을 많이 하면 좋으니까 좋은책인가?" 라고요.

이야기에 몰입했다가 뒤에 더 이야기가 전개될꺼 같은데 끝나버려 아쉬움이 많이 남나봅니다.

좋은책어린이 문고를 4권 읽을때마다 아이는 아주 많이 아쉬워했거든요.

그만큼 이야기가 술술 풀리며 재미있다는 얘기겠지요?

항상 좋은 주제로 아이들에게 공감가는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좋은책에게 감사합니다.

더욱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