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교과서에서 읽었던 피천득 선생님의 「인연」이라는 글이 생각이 납니다. 정말 났습니다. 하나도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선생님의 글이 떠올랐습니다.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그런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멀어지는 것도 아마 그럴 거라 생각해 봅니다. 아니면 더 빠를지도 모릅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장면도, 내용적인 면에서 보면 강렬함은 없었습니다. 그냥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이 변하는 것이 보일 뿐이었습니다. 잘못 봤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사람 사이는 다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벚꽃이나 자연은 확실히 사람보다는 약속을 잘 지킵니다. 잊지도 않고, 배반도 안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찾아올 때는 확실히 찾아옵니다. 약속 정말 지키라고 하는 사람도 없지만 벚꽃이나 자연은 자신의 약속을 잘 지킵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가 않습니다. 아니, 인간이 설쳐대는 통에 자연도 삐딱하게 나가기도 하는 것을 보면 인간은 정말 구제불능인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하면 가슴만 아프니까 그만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초등학생 때 좋아하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헤어졌습니다. 말도 못 꺼냈으니까요. 학교가 갈리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고백도 하지 않았으니까 그냥 잊었을 겁니다. 잊히는 것 참으로 쉬운 것 같습니다. 나중에 보면 얼굴도 모를 겁니다. 아마도.

저는 그렇게 잊혀진 사람입니다.

그래도 타카키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니까요. 지금도 노력하고 있고요. 물론 편지왕래는 끊어진 것 같네요.

조금은 안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이 멀어지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중에 이들이 만나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만나게 되면 참 좋겠지만, 아마 아니 만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듭니다.

만약에 이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고서 만나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냥 그렇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