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flowers to knit and crochet'

이 책이 우리나라 말로 옮겨져 우리나라에서 출판되어 참 기쁩니다.

원서를 사려고 별렀는데 이미 뜨개책을 많이 가지고 있던 터라 참았지요.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책이 나온 줄 알았다면 즐겁게 샀을 텐데

서평단 모집 이벤트에 당첨까지 되어서 선물로 받았습니다. 띠용~~~

 

뜨개 영문 도안은 그림 도안을 볼 줄 몰라도 워낙 상냥한 설명때문에

차근차근 읽으면서 따라가면 편물을 완성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거기다가 우리 말로 옮겨져 있으니 책 보면서

이건지 저건지 헤아리는데 보낸 시간 없이 후딱 마쳤습니다.

 

나팔꽃과 무화과 잎을 떠보았습니다.

나팔꽃은 대바늘 고급디자인에 들어가고

무화과 잎은 코바늘 고급디자인에 들어가지만

친절한 설명을 따라 쉽게 만들었습니다.

 

책 편집 자체가 한눈에 쉽게 찾고 보고 뜰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

기법을 다룬 책으로써 참 훌륭합니다.  

글자가 좀 작은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눈에 쏘옥 들어올 수 있게'하려고

쪽마다 그림과 사진과 도안을 같이 넣느라 그리했을 테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엔 실물크기로 뜨개 사진이 실려 있어 재미있는데

실물사진도 작게라도 같이 실려있다면 하는 바람이 남습니다.

'스코틀랜드 엉겅퀴' 뜨개꽃을 보니 저희 집 둘레에서 보던 엉겅퀴 빛깔보다

많이 엷던데 실물은 어떤 빛깔이었을지 궁금합니다.

다른 꽃들도 실제로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이름이 이런 꽃이네 하면서

따라만 하기에는 아쉽지요.

 

뜨개는 특성상 짤 물건 디자인하고 실 고르고 뜨개질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퍽 힘든 일이기 때문에

처음 뜨개질 하는 사람에겐 작은 물건부터 뜨게 되는데

이 책을 보고 꽃 한 송이 한 송이 떠 나간다면

적은 시간으로 연습도 하고 꽃을 만들면서 감성도 키우고

무엇보다도 완성되었을 때 만질 수 있는 뜨개 꽃은 그대로도 훌륭하지만

어디에 놓아도 아름답고 쉽게 쓰일 수 있어서 참 좋겠지요.

 

 

 

(99쪽 무화과 잎 :  펄프사, 5/0 호)

 

무화과 잎 설명 가운데

'이제부터는 필요할 경우에만 남은 한 가닥에서 뜨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사슬뜨기를 포함하여 각 코의 두 가닥 아래로 뜬다' 와 같은

꼼꼼하고도 여유로운 팁을 보면서

 손뜨개 꽃을 만든 저자의 풍부한 감성을 상상하게 되고

알기쉽고 나긋나긋 들려주는 이야기 같아서

뜨는 동안 참 즐거웠습니다.

 

나팔꽃은 3.5mm 대바늘로 떴더니 너무 커서 마론인형 머리에다 씌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