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고마워

처음에 제목만 보고 그냥 일반 부부간의 평범한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해석해냈다고 생각하고 대충 읽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 이 책은 현실적으로 하기보단 작가 그 자체의 숭고한 마음을 책에 고스란히 담아두었다. 요즘 나이를 먹으면서 현실, 현실만을 외쳤지만 아직 이런 책이 나온다는게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고혜정 작가님의 책은 <친정엄마>, <중데렐라>등 해학적이고 유머러스하게 일상적인 현상을 미묘하게 표현해내는데 그 재미가 있었다. 그런 에피소드를 이번 작품에서 완전히 탈바꿈 시킴으로서 많은 생각을 해주게 한다.

예전에는 결혼을 빨리 하고 싶었다. 대학 졸업하자마자 바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 잡혀있었다. 결혼하면 정말 행복할 줄 알고, 일단 여자친구를 만나면 바로 장모님과 장인어른께 인사를 가서 소개도 드리고, 인사도 하고, 뭔가 준비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여자친구들과 헤어짐에 따라서 그게 얼마나 실례인 줄 깨닫게 되었다. 결혼은 정말 현실적인 일이다. 그래서 더더욱 현실을 생각해야하고 미리와 예상보단 확실함을 더욱 더 주어야 신뢰가 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가장 크게 느낄수 있었던 것은 결혼 전에 장모는 사위를 엄청 좋아하지만, 결혼 후에 장모는 사위를 어려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친정과 멀어지고, 그 뒤의 눈물이 존재하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고 나서 일이 터져야 깨닫게 되는것은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본성일까? 왜 모두가 미리 알지 못하고, 또는 미리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일이 일어나고 나서야 후회하고 고쳐보려고 노력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그렇게 하고 살기 때문에 항상 후회를 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았 던것은 암에 걸렸을 때 진작에 잘해 줄걸 이라는 감정이다.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 할머니에게서 냄새가 난다고 싫어했다. 하지만 군대를 가고 그 때 머리가 컸다. 그제서야 내가 얼마나 잘 못하고 살았는지를 깨달았다.

나와서 정말 잘해드려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내가 갓 일병을 달고 나서 돌아가셨다. 그때만큼 후회한 일도 없었을 것이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작가님이 표현한 그 미묘한 감정을 깨달을 수 없지만, 그 후회하는 감정만은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일이 잘못되거나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남들에게 짜증내고, 집안일이 안 되어있다고, 집사람에게 짜증내고, 별것 아닌 일에 짜증내고.. 하지만 뒤돌아서면 짜증을 받은 사람보다 짜증낸 사람이 더 후회한다는 것... 정말 부부관계 뿐만아니라, 연인, 친구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은 알아야 될 것같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뒷 일을, 그 사람을, 그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으며, 조금만 더 이해를 했으면.. 하고 후회하는 날이 없어야 할 것 아닌가? 여보. 여보. 라고해서 꼭 나이별 제한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끝 내는게 아니라, 청년기 때 중년기 때 장년기 때 한 번씩 읽어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보통은 한 번만 읽고 구석에 박아두지만, 나이 때마다 드는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에 계속 봐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