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나는 죽으면 첫눈 오는 날
겨울 하늘을 날다 지친 새들 앞에서
영혼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다
하객들로 새들을 모셔놓고
어머니가 새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을 때
진정으로 사랑하는 한 여자와
영혼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다
눈 속에 찬 매화는
아직 홀로 향기를 토하지 못하고
가섭은 부처님이 꽃을 들어도 미소짓지 않으나
내 언젠가 첫눈 오는 날
새들을 모시고 영혼결혼식을 올리면
여름날 소나기 한차계 지나간 뒤
부석사 앞마당에 핀 접시꽃 한 송이 꺾어
내 영혼을 축하해주십시오 (56)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
눈물도 지나치면 눈물이 아닌 것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했다(72)

추억이 없으면 무덤도 없다. 추억이 없으면 사랑도 없다 (19)

첫눈 오는 날
나는 죽으면 첫눈 오는 날
겨울 하늘을 날다 지친 새들 앞에서
영혼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다
하객들로 새들을 모셔놓고
어머니가 새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을 때
진정으로 사랑하는 한 여자와
영혼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다
눈 속에 찬 매화는
아직 홀로 향기를 토하지 못하고
가섭은 부처님이 꽃을 들어도 미소짓지 않으나
내 언젠가 첫눈 오는 날
새들을 모시고 영혼결혼식을 올리면
여름날 소나기 한차계 지나간 뒤
부석사 앞마당에 핀 접시꽃 한 송이 꺾어
내 영혼을 축하해주십시오 (56)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
눈물도 지나치면 눈물이 아닌 것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했다(72)

추억이 없으면 무덤도 없다. 추억이 없으면 사랑도 없다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