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 - 허먼 멜빌

타샤 할머니의 강력 추천책이었던 <백경>을 읽었다.
어린이 들이 읽는 명작 동화라는 것은 알고있었지만, 글씨가 너무 커서 책을 받아보고 웃음만 나왔다.
그러나... 책을 펼치고 첫줄을 읽고 이건 뭐지?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나는 <백경>을 세 번 읽었다. 첫 번째는 대학에 다닐 때요, 두 번째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요, 세 번째는 이번에 책을 엮으면서이다.

<백경>을 번역하고 엮은이도 대학 다닐때 동화를 읽고, 그 동화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또 읽었다??? 그때부터 마음을 가다듬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역시 타샤 할머니의 강력 추천책 다웠다. 동화라고 얕잡아 봤다가는 큰일날뻔했다. 동화이면서도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컸다.
명작은 네 가지 주제 '반항' '우정' '책임감'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에이허브 선장은 거대하고 난폭한 흰고래 모비 딕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후 모비 딕을 잡고야 말겠다는 강한 집착으로 포경선 키쿼드호를 타고 항해를 떠난다. 넓은 바다를 항해하던 중 겨우 모비 딕과 만나 3일간의 사투를 벌이지만 모든 선원들의 생사를
책임져야 할 선장이 개인의 욕망에 사로잡혀 선장은 물론 모든 선원이 바다에 빠져 죽고 만다.

누군가에게 부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때 우리는 그것을 반드시 되갚아 주고 싶어진다. 그런데 복수를 하고 난 뒤에 기분은 어떤가? 속이 후련하고 즐거운가? 그렇지 않을것이다.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그 사람을 용서했을 때 기쁨은 더 클 것이다.
가장 큰 복수는 용서라는 말이 있듯이 에이허브 선장도 모비 딕을 용서하고 자신의 풍부한 고래잡이 경험을 살려 고래 잡는 일에만 충실했다면 그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교훈을 우리에게 남겼다.

무엇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책 마지막 부분에 세계명작 시리즈와 함께 논술 준비...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읽고 생각하며 끝맺지 않고 논술 준비라는 부록에 여러가지 질문과 책 요약등을 보면서... 요즘 어린이들은 어릴때부터 논술의 압박을 받으며 자란다는 것에 씁쓸해졌다.

아무튼, 논술문제를 풀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