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권. 기발한 자살여행 - 아르토 파실린나

<기발한 자살여행>은 책추천 목록에서 몇번 봤지만,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책이다.
처음 접하는 핀란드 문학에 ’자살’ 그것도 ’집단 자살’을 그리는 점에서 사실 마음 한구석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런데 한비야 언니가 추천한 3권의 책이라서, 과연 어떤 책일까하는 의구심을 갖게되었고 결국 이렇게 마지막장까지 읽게되었다.

핀란드 사람들의 가장 고약한 적은 우울증이다. 비애, 한없는 무관심, 우울증이 이 불행한 민족을 짓누른다. 천 년의 세월 동안 이 땅의 사람들은 우울증에 굴복당했으며, 그들의 영혼은 음울하고 진지했다. 그 결과는 아주 파괴적이어서, 적지않은 사람들이 곤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죽 죽음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처음을 시작하는 책은 근사한(?) 집단 자살을 위해 자살 여행을 떠나지만, 결국 처음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끝을 맺는다. 

가족의 불행, 불치의 질병이나 정신적인 문제, 사회적인 절망과 좌절... 이런 문제들에 부딪혀 한 번쯤 죽음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그들은 세상은 살 만한곳이며, 자신들에게 엄청나 보였던 문제들이 다른곳에서는 아주 사소해보인다는것을 깨달았고, 같은 운명을 짊어진 동료들과의 긴 여행을 통해 서로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역경과 불행 앞에서 쉽게 죽음으로 도피하려 하지만 정작 죽음 앞에서 몸을 사리는 인간의 나약한 본성과 질긴 생명력을 인식하며 자신들이 지닌 약점과 욕망까지도 사랑으로 감싸준다.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하다.... 작가는 이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