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권.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 - 왕원화

책과 데이트 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요즘이다.
그래도 인생에는 우선순위가 있는법. 지금 중요한 것은 책이 아니라 가족이다.

모든것을 다 받아들이고나니 조금씩 여유가 생긴다.
이젠 왠만한 큰 충격에는 놀라지도 않고, 덤덤히 이해하고 지나갈수 있을만큼 나 자신이 성정한것 같다. ^^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를 읽으며 작가란 나랑 크게 다른 사람이 아니란걸 느꼈다.
지금까지 살면서 보고 들으며 느꼈던 사실과 내가 생각했던것을 작가도 하고있다는걸 알게되었다. 단지 틀린점은, 난 단지 생각만 할뿐이고 작가는 그사실에 살을 붙이고 좋은 어휘력으로 책을 쓴다는 사실정도... 그 차이점이 아주 크겠지만... ㅎㅎ

아무튼, 이 책은 내가 생각하고 있던 사실을 확실하게 이해시켜줬고 요점정리해줬다.

격렬했음에도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끝에서 두번째 사랑을 지나치게 로맨틱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죽기 살기로 싸우지만, 지금은 손을 잡고 산비탈에서 비를 피하던 것만 기억한다. 그때는 인정사정없이 욕설을 퍼부었지만, 지금은 산처럼 크고 단단했던 사랑의 맹세만 기억한다.

힘든만큼 성숙한다는 말처럼 우리는 서로 다치게하는 사람이나 상황으로부터 가장 많은 것을 배우는것 같다. 상대방에게도 문제가 있겠지만, 나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 그 문제들은 나 혼자 있을 때나 또 다른 사람과 함께할 때도 존재한다. 다만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불거졌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옛 애인에게 감사해야만 한다.
옛애인이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해주었기 때문에 이점을 고친다면, 다음에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우리는 좀 더 좋은 연인이 될것이다

남자들은 그녀의 사랑을 받고 ’지나간다’ 지나가고나서, 언제나 그녀들과 헤어진 뒤에야 깨닫는다. 그녀가 사랑을 가르쳐주었다는 것을... 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 사랑하기 위해 새로운 짝을 찾는다. 받았으니 돌려준다는 생각은..... 안한다.

그렇다고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 이것은 손해인 것 같지만, 사실 공평한 것이다. 사랑에 빠진 모든 남녀는 다른 사람을 위해 좋은 인연을 길러내고 있다. 서로 주고받으니 아무도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나란 사람을 지나간(?) 남자는 복덩이를 몰라봤으니 평생 후회할것이다. ㅎㅎㅎㅎㅎㅎ

이제는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는 안하고 싶다... 눈앞의 연인이 내 사랑의 역사 속에 어떤 순서로 남을지 알 수 없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것뿐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