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후기가 마음에 들어 선택한 책이지만, 그전에 책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이 좋았다.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면 책 읽는 시간이 너무나 좋았던 나에게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꼈다고나 할까?
그런데 나는 이덕무와 그의 벗들에 비하면 호강하며 책을 보고있었고,
그들과는 비교조차 할수 없다는걸 알게되었다

"내손이 직접 책들을 뽑아 드는 것이 아니라,
방문을 여는 순간 내 얼굴빛과 표정으로 마음을 미루어 짐작한
책들이 스스로 몸을 움직여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한
이덕무는 그만큼 책과 통하는 무언가가 있었던것 같다.

하루도 손에서 책을 놓은 적 없었던 그는
자신의 조그마한 방에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을 따라
상을 옮겨 가며 책을 보았다.
햇살을 따라 상을 옮기며 햇살과 함께하는 감미로운 책읽기는 과연 어떤 느낌일까?

한 글자라도 더 읽으려고 햇빛을 따라 상을 옮기던 이덕무…
서자의 처지라 집안은 가난했고 겨울은 그에게 유난히 추워 겨울이면 난방이 안되던
그의 조그마한 방에서 열 손가락이 모두 얼어 터지는 상황에서도 책장을 넘겼던 이덕무…

열악한 상황에서도 책을 읽던 그와 나를 비교해보았다
라식한 이후 시력관리 해야 된다며 형광등도 부족해 스탠드까지 켜 놓고
따뜻한 방에서 책을 읽는 내모습과
비교되었다.  당연하게 느꼈던 따뜻한 방과 불빛에 고마움을 느낄수 있는 시간이었다.

돌아오는 주말 나는 이덕무처럼 햇살을 벗삼아 책을 읽으며 그를 느껴보려고 한다.
평일 퇴근하고 집에가면 이미 햇살은 사라져 하고싶어도 할수 없는 현실이다
단지, 울집은 3층이고 정면에 다른 동이 가로막고 있어 햇빛이 거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ㅠ.ㅠ
과연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책을 읽을수 있을까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반가운 소식은 곧(?) 따뜻한 봄이 찾아온다는 거였다.

이 책을 읽기 전, 따뜻한 봄이 오면 햇살좋은 곳에서 자연을 벗삼아
책을 읽으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생각만해도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
둥실둥실 떠다니는 구름...따뜻한 햇살…
꽃과 산과 바다와 함께 책장을 넘기는 그 모습을 상상하면 너무나 설레이는 일이 아닌가…
하하핫.. 나 혼자 엉뚱한 세상속으로 빨려 들어간것 같다 ^^;;
다시 정신 차리고 책후기를 써야겠다 ㅎ

삼강오륜(군신유의, 부자유친,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은 서자인 그에게 서글픈 현실이었다
그래도 딱 한가지 붕우유신, 책을 통해 알게된 이덕무의 벗이 있어서 그는 행복했을 것이다

"하늘 아래 가장 고귀한 우정은 가난할 때의 사귐이다" 라는 말처럼
같은 서자의 입장에 있는 그의 친구들은
나이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겉모습으로 상대방을 평가하지 않고 사람의 됨됨이와 책을 통하여
벗이 될수 있었다. 박제가, 유득공, 백동수, 이서구가 있어 그는 든든했을 것이다.
거기에 담헌 홍대용 선생과 연암 박지원 선생을 만나게 되어 더 큰 배움을 알게되었다

이덕무와 벗들은 부지런히 책을 읽고 자신을 갈고 닦아 사신 일행을 따라 중국 땅을 밟게 되었고
중국을 다녀온 이후 그들은 서자임에도 불구하고 대궐의 부름을 받아
조선의 학문을 새롭게 일으키고 번영시켜 나갈 규장각 검서관이 되었다.

나는 여기서 조선의 22대 정조왕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그 전의 왕들과 다른 정책으로 실력이 있는 이덕무와 그의 벗들을 대궐로 불러들인 정조왕
정조왕을 비롯 우리나의 역사 또한 알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것들은 나이 머리속을 떠난지 너무 오래되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였다
집에있는 책을 모두 읽고 나는 우리나의 역사를 읽어볼 예정이다

그리고 대궐도 들어가기전 이덕무와 벗, 그리고 스승과 함께 보냈던 흰탑도 가보고 싶다.
원각사 십층석탑을 그들은 흰탑이라고 불렀다. 그 흰탑에서 벗들을 만나고, 보냈던 시간…
왠지 흰탑을 가면 그들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