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너는 매일먹는 밥이 착한밥상아니야?" 맞다^^ 나는 늘 착한밥상을 마주한다. 계절별 나물과 야채 그리고 겨울에는 묵나물까지.. 하지만 그 밥상도 그렇게 아주 착하진 않다. 000은 꼭 넣어야 맛이난다는 엄마의 고집때문일지도 모른다. 뭐 한동안 미원에 푹 빠지셨었는데 요즘 그거 덜 넣고 대신 0시0을 넣으시니^^ 뭐 내가보기엔 그놈이 그놈이다. 나는 요리할때 미원은 절대 넣지 않는다. 느끈하거니와 괜시리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요 0시0의 맛은 어쩔수가 없다. 조금은 넣어야 입맛이 나니 말이다..

그거 넣어야 맛이나.. 그말이 참 이상하게도 와닿는건 뭘까?

얼마전 우리가게를 찾은 한 손님의 말이 기억이 난다. 난 일부러 먹는데 음식맛 없으면 그냥 주인한테 미원하고 다시다 달라고 해서 넣어먹어 그럼 맛있어..

참 많이 웃었는데 남의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다른사람보다 덜 먹고 직접담가먹는 각종 장과 김치에 감사함을 느낀다. 내가 꼭 배우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그건 장일것이다. 유독 고추장을 좋아하는 내 입맛도 입맛이려니와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고추장솜씨는 동네에서 알아줬었다. 전통장맛 우리엄마의 장은 조청을 넣지 않는다. 그리고 잘 숙성된 장에 설탕이나 매실액을 넣어서 만들어주시는데 그장맛이 정말 꿀맛이다. 모든음식에 요 장만 들어가면 다 맛있는것이다. 그렇다고 내 음식솜씨가 좋으냐? 절대 아니다. 난 마트에가서 손쉽게 구하는 식재료에 구입한 양념을 휙 부어서 그냥 먹는다. 그나마 주말이면 엄마에게 달려서 먹는 반찬이 내 입맛을 돋구어준다.

요즘 한창 봄나물이 날 철이다. 저자는 봄나물을 캐고 말려사용하고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처음엔 그런음식이 입맛에 영 안 맞지만 자꾸 먹다보면끌리는 맛이 있다. 나도 어렸을적에는 그맛을 잘 몰랐다. 햄이 좋았고 어묵이 좋았다. 가끔 "나도 나이를 먹는다"라고 느껴질때가 있는데 그건 쓴맛이 나는 나물이 맛있을 때이다. 더덕의 향내가 좋고 도라지의 쌉싸르한맛이 좋다.

지은이는 참 정직한 사람같다. 사람을 대하는 모습이 그렇고 글 하나하나에 느껴지는 정성이 그러하다. 음식을 잘 만드는것을 벗어나 글솜씨 또한 좋다. 글 하나하나에 정겨운 우리네 이웃을 만나는 느낌이다. 언젠가 꼭 미당이라는 밥집을 찾아보고 싶다. 아마도 지은이의 그 넉넉함과 정겨움에 많은 단골이 늘어나고 그 음식을 인정하는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두 모녀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암투병중인 딸이 미당의 음식만은 탈안나고 먹을수 있어서 두 모녀가 앉아 먹는 그 음식은 어땟을까? 이 이야기만으로도 지은이의 음식에 대한 정성과 철학을 느낄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는 대충대충 빨리빨리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딸기맛나는 딸기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친정 앞마당에는 딸기가 몇포기 심어져 있다. 사먹는 딸기처럼 달지 않지만 새콤달콤한 맛이 있다. 하나하나 먹다보면 어느새 몇개 없다. 벌레가 먹고 땅과 닿아 짓물러 있지만 어느것보다 딸기맛이 난다. 시장에서 사먹는 딸기보다 몇배는 맛이 없다. 그렇지만 그 딸기가 왜 좋을까 생각해봤더니 그야말로 딸기맛이 나는 딸기라서가 아닐까 싶다.

나는 요리솜씨가 없어 식당은 엄두도 못낸다. 하지만 요리하면서 행복함을 느낀다. 누군가 내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면 그야말로 뿌듯하다. 아마 그 맛에 요리를 하는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 소박한 꿈을 다시 꾸게 되었다. 그야말로 저푸른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님과 맛난음식 먹어가며 건강하게 사는것이다.

나는 가지를 참 좋아한다. 내가 사는 집 앞에 텃밭을 가꾸고 거기에 고추, 상추, 가지, 토마토등을 심어놓고 손님이 오면 같이 따서 요리를 하는것이다. 누구나 허물없이 드나들수있는집. 거기에 가면 고향의 정겨움이 있는집 그런집을 만들고 싶다.

아마 이 책이 주는 그 푸근함이 좋았나보다. 하지만 요리솜씨는 많이 모자라기 때문에 배워야 할것이만핟.

나도 착한밥상 차리는 착한 아줌마가 되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