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있어도 아침에는 모든 식구가 꼭 모여서 함께 식사를 하는 단란한 가족이 있다.

요즘은 바쁘다는 일상속에서 가족과 하루 한끼를 한다는 것도 쉽지가 않다. 얼핏보면 단란한 가족이지만, 내용을 들어다 보니 그리 평범한 가족은 아니었다. 자살을 시도 해 자살 미수로 그친 아버지와 아버지의 자살 사건 이후 죄책감에 남편의 얼굴을 바로 하지 못해 집을 나가 홀로 살며 왕래하는 어머니와 엘리트 였지만 아버지의 자살미수사건 이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농부가 된 오빠. 그래도 이 소설에서 가장 평범하다고 할 수있는 중학생 사와코. 하지만 사와코도 아버지가 자살시도를 하였던 장마철만 돌아오면 극심한 두통에 시달린다.

가족 모두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가족의 울타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와코네 가족. 이들은 서로 다투거나 하지 않는다. 잔잔한 분위기.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자연스럽게 생활 해 나가며 자신들의 역할을 다한다.

내가 읽은 일본 소설들의 공통점들은 잔잔함. 그리고 그런 잔잔함 속에서 마음속에 무언가를 끄집어 낸다.

보기에는 평범한 가정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행한 것도 아닌 그냥 가족이구나라고 느꼈던.....

사와코가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한번 느꼈던 사건이 이 소설에서는 남자 친구의 죽음이다.

물론 내가 작가는 아니지만, 오우라를 꼭 죽였어야 했는지 그냥 살려뒀어도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사와코가 마음을 열고 또 사랑하게 된 오우라. 크리스마스 때 사와코에게 선물을 하기위해 신문 배달을 하는 남자친구 오우라. 크리스 마스를 코앞에 두고 신문 배달중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오우라가 죽고 가족들이 한 식탁에 모였을 때 사와코는 이런 말을 뱉어 버렸다.

"아빠는 죽고 싶어 했지만, 실패해서 이렇게 살아 있는데. 오우라는 죽고 싶다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는데 죽어버렸어. 죽고 싶은 사람은 죽지 않고, 죽고 싶지 않은 사람은 죽은 거. 정말 이상해. 불공평해." 

가족이었기에 사와코는 이런 말을 뱉어 버렸을 지도 모르겠다.

’나’에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오우라에게 줄려던 목도리는 줄수 없게 되었고 오빠는 이상한 책들을 가득사오고 아빠는 매일마다 맛있는 음식들을 사오고 엄마는... 집으로 돌아오려고 한다.

"가족은, 꾸리기는 힘들지만 대신 없어지지는 않잖아. 네가 노력하지 않는다고 쉽게 인연이 끊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안심하고 어리광도 부리라고. 하지만 정말 소중한 것은 가족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되지. 뭐 아무튼, 넌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는 좋은 환경 속에 있고, 그리고 또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해.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지만, 어떤 식으로든 기운을 좀 내. 요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야."

엄마는 설날부터 순례길에 올랐고, 아빠는 죽자사자 공부에 매달리더니 입시를 포기했고, 오빠와 요시코의 크리스마스는 멀어졌다. 나 때문에 모든 것이 조금씩 어긋나고 말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허용될 수 있을까. 아마도 가족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 상황에 안주할 수는 없다.

가족 모두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서서히 풀어 나가려는 사와코네 가족.

소설 속 인물들이지만, 사와코네 가족이 더 행복해 졌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