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형, 본명 이지민. 지금으로부터 8년전 인 2000년에 김영하가 처음 등단했던 문학동네에서 5번째로 작가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8년전 작품이라 그런지 아니면 그때의 트렌드가 지금에와서 살짝 유치해진 탓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좀 기대만큰 만족스럽지 못한 작품이었다. 특히 모던보이라는 제목으로 올해 영화로 만들어 진다는 이야기까지 듣고 난 뒤라 더 실망이 컷는지도 모른다. 읽으면서 문득 경성시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던 코믹 무협활극성 작품의 영화인 ’원스어폰어타임’을 떠올렸다. 그 영화의 배경과 장면과 여러 시대상황을 알려주는 소품들이 머리속에 떠다녔다. 물론 그 영화보다 덜 자극적이고 활동적이며 구성 구조의 등락폭이 적었어도 읽는 내내 언제 소설의 클라이막스가 오고 그 결정적 위기에서 멋진 상황이 연출되어극적인 결말에 이를것인가를 내심 기다렸다. 그러나 결국 생각만큰 역동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생각한것이 그나마 8년전 이런 시추에이션을 생각해 냈다는 게 어쩌면 상당히 신선한 어떤 자극이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 작가가 후에 발표한 작품을 보면서 (그 남자는 나를 바래다 달라고 한다) 8년전 작품과 비교해 봤을 때 뭔가 많이 발전했고 구성력과 문장력과 흡입력이 뛰어나 졌다는 점이다. 물론 내취향으로 볼때 베스트인 것은 아니지만 단편집 중에 몇가지는 정말 뛰어났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작품이 있었다. 단편집 에 수록된 예닐곱의 작품중 결국 한 두 작품이 나머지 작품을 떠받치고 그 소설집을 사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게 사실이긴 하지만 말이다.

 가장 큰 장점은 새로운 소재를 이용해 신선한 접근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점이고 단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머러스하고 위트와 재미가 있다는 평론가들의 말에 별로 공감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부분이다.

 물론 그럴 기미는 보이고 싹이 없는 건 아니지만 결코 그 재미가 완성도 높은 단계의 것이 아니라는 것. 뭔가 미진하고 이야기가 서툴고 흐름이 완만하지 못하다. 정신없이 감정 이입이되어 몰두하며 볼 수 있는 글은 아니었다.

임철우의 말

’식민지 조국을 배경으로 한...소설은 자리 한다’ ’...좀 더 깊이 있는 주제의식과 합쳐질 수 있다면...’

이지형의 말

’문학 뿐만 아니라... 불만이 많았습니다’ ’...사회 의식과 역사관은 나몰라라... 반항아들 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은 주제의식과 철학과 사상같은 뭐 어쩌고 하는 것들이 결여된 작품은 나도 지양하는 바이고 하지만 사실 또 그런것에 크게 연연해 하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재미’이다. 작가가 하고싶었다는 ’거짓말’  그 거짓말도 재미가 있어야 듣는 사람 보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는 것이다. 그게 소설의 가장 큰 근본적인 존재이유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