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교수님께 받은 칭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나에겐 4학년 때 한 교수님께서 내가 제출한 레포트를 보시고 해주셨던 칭찬이 기억에 남는다.

 

"이거 누가 쓴 글이지? 잘 썼네. 글에 군더더기가 없고.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잘 맞아."

 

그 교수님께서 워낙 글을 잘 쓰시는 분이었기에 가슴이 덜덜 떨렸었다. '이게 꿈이야 생시야'하며 집에 와서 일기장에 써 두고 자꾸자꾸 읽었다. 그 뒤부터 글을 쓸 때는 항상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진 않았지만.

 

혼자서 여행기나 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고 리뷰를 끄적거리다가도 문득문득 내 글을 읽어보면 부끄러울 때가 많다. 더 잘쓰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 그래서 고른 책이 명로진의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책'이다.

 

악기를 배울 때 좋은 연주를 많이 듣는 것처럼, 외국어를 배울 때 원어민이 말하는 것을 무한 반복에서 듣고 따라하는 것처럼, 글을 쓰는 것도 좋은 글을 따라 쓰다 보면 글쓰기 실력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시작한다.

이 책은 굉장히 재미있고, 핵심을 콕콕 집어내는 명쾌함을 가진 책이다. 한 꼭지 한 꼭지 놓치고 싶지 않은 메시지들이 많았다. 특히 글을 쓸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기본 중의 기본, '다른 사람과, 이 말과 글로서 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쓰라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어렵게 쓴다고, 복잡하게 쓴다고 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쉽고 간결하며 명확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잊지 말아야 하겠다.

문단나누기와 주어와 술어의 호응, 접속부사, 조사와 어미의 중요성 등 놓치기 쉬운 것들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당장 글을 쓸 때 도움이 되는 팁들이 많이 담겨 있다.

 

당장 노트를 한 권 마련하여 따라 적어 보아야겠다. 스쳐지나 가는 눈길에 담아 놓지 못했던 수많은 멋진 문장들을 차근차근 베껴 보아야겠다. 그 글 속에 배어 있는 작가들의 숨결에 함께 호흡하고, 생각의 궤적을 따라가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