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반의 속지 내용에 따르면 비틀즈가 공식적으로 해산하기까지 7년의 활동기간 동안 
비틀즈가 발매한 오리지널 음반은 12장 곡으로는 총 213곡이라고 한다. 
비틀즈의 아성에 비하면 활동기간도 그리 길지 않았다는 데 우선 놀랍고 또 짧은 활동기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곡을 우리에게 들려주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이 음반은 비틀즈의 곡들 중에서도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의 작품들(159곡) 중 13곡을 선별하여 재즈로 편곡하였다.

피아노 연주자 존 디 마르티노가 주축이 되어 베이스에 보리스 코즈로프, 드럼에 팀 호너와 함께 
트리오로 작업한 앨범이 이번 처음은 아니다. 예전 뮤지컬 넘버 히트곡집인 <Music Of The Night>도 이번 음반과 같은 멤버로 구성되어 연주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존 디 마르티노는 매 음반마다 베이스와 드럼을 달리하여 음반작업을 하여왔다.
다른 앨범들은 들어볼 수 없어 이번 맴버들과의 연주와 어떤 차이가 나는지는 사실 확인을 하지 못했다.
물론 들어봤다하여 알 정도로 귀밝은 청자도 아니긴 하지만.....--;;

이번 음반에 실린 비틀즈의 곡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Let It Be(1970)
Let It Be

Abbey Road(1969)
Come Together
Because

White Album(1968)
Blackbird

Magical Mystery Tour(1967)
Penny Lane
The Fool On The Hill

Sgt. Peppers's Lonely Hearts Club Band(1967)
Fixing A Hole

Revolver(1966)
Here, There And Everywhere
Got To Got You Into My Life
Eleanor Rigby

Rubber Soul (1965)
Norwegian Wood
In My Life

Help!(1965)
Yesterday

곡들을 보면 비틀즈의 초창기 곡들 보다는 중,후반기의 곡들이 많이 선곡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음반에 선곡된 곡들을 보면 너무나 널리 알려진 곡들이 있는가 하면 선율이 언뜻 생각날듯 말듯한 곡들도 있다.
보이스가 사라진 비틀즈의 재즈 편곡은 익숙한 곡도 낯설게 들려서 정말 많이 들어봤던 곡들이 아닌 경우에는 
원곡이 제대로  떠오르지 않아 다시 한 번 찾아들어야 했을 정도이다.
익숙한 곡도 어떻게 다르게 편곡하고 연주하느냐에 따라 정말 색다른 곡이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보이스가 사라지고 피아노와 베이스기타, 그리고 드럼. 이렇게 세 가지 악기로만 전해듣는 비틀즈의 곡은 뭐랄까... 
한마디로 '세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존 디 마르티노의 다른 곡들을 들어보지 않아 이 연주자가 원래 이렇게 세련된 연주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이번 음반의 전체적인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하면 나는 '세련미'라고 말하고 싶다.
조용하고 은은한 조명등 때문에 더욱 어둠이 돋보이는 도시적인 재즈바의 이미지가 그려진다고 해야할까. 
여러날 음반을 듣는 동안 종종 한 잔의 칵테일 혹은 와인 한 모금이 간절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곡들 전체적으로는 피아노 연주가 단연 돋보인다.
그런 중에도 Let It Be, Come Together   같은 곡은 도입부의 베이스기타가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비틀즈 팬이 아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은 들어봤을  Yesterday는 사실 주의깊게 듣지 않으면 
이 곡이 내가 알던 그 Yesterday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정말 뭔가 전혀 다른 느낌으로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아니 오히려 최고의 심여를 기울인 듯한 느낌이 음악에 문외한인 나도 느낄 정도로 멋지게 연주되어지고 있다.

나는 이 음반을 한밤중에 주로 듣는다.
음악이 어울리는 시간대가 따로 있다고 믿고 있는 나는 그래서 시간대를 정해서 음악들을 골라 듣는다.
이 음반은 단연코 한밤중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Fixing A Hole, Penny Lane, Eleanor Rigby처럼 조금은 경쾌한 곡들도 결코 가볍지 않기에 역시 이 음반의 곡들은 
모든 것들이 무게를 잡는 혹은 무게를 느끼는 한밤중이 잘 어울린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은 In My Life와 Blackbird이다. 특히 In My Life는 깊은 밤에 듣기에 최고!! 

이 음반 덕분에 아주 오랫만에 비틀즈 곡들을 다시 들었다.
앨범을 모두 가지고 있지는 않고 베스트 앨범 몇 장을 갖고 있는데 이것들은 낮 동안에 듣기 딱 좋다.
요즘 밤낮으로 비틀즈 음악에 빠져 있는 나는 더딘 봄이 그리 싫지만은 않다. 

(뱀다리)

속지의 앨범자켓에는 세 사람의 연주자의 사진이 들어 있다.
연주곡과 연주자가 잘 매치가 되지 않을 때 드는 배신감까지는 아니어도 약간의 당혹스러움?!
성격좋을 것 같은 인상좋은 중년의 푸근한 아저씨들이 이 음반의 연주자들이라니...오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