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우리들 자신이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진정한 이유를 함축하는듯한 저 문장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5년을 이끌어갈 새 대통령에서부터 한반도를 뒤덮은 이런저런 문제들까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들 자신이 변해야 한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듯한데 정작 그 문제가 무엇인지는 명확히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이 책 <중국사의 수수께끼>의 저자 김영수는 우리의 문제를 중국에서 찾으려고 한다. 세계의 중심이 중국으로 변해가는 상황에서 중국과 인접해 있는 우리나라의 문제를 중국에서 찾으려는 시도는 무척이나 의미있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종류의 책이 좀 더 많이 대중에게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저자 김영수는 중국이란 나라에서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자료들을 모으고 문화를 탐구하여 새롭게 중국을 조명한 중국전문가이다. 그는 자신이 알아낸 중국의 또다른 모습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 결실 중 하나가 바로 이 책 <중국사의 수수께끼>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중국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김영수가 말하는 중국사는 우리가 교과서에서나 봐왔던 이미 죽어있는 역사가 아니다. 그동안 보편적으로 알려졌던 중국사를 살짝 비틀어 15개의 흥미로운 키워드로 현대의 시각에 맞춰 중국사를 이야기 한다.

흥미로운 키워드를 몇 가지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역대 중국 제왕들의 수명과 재위기간의 관계, 사망원인, 별난 취미들을 키워드로 살펴본 2장과 3장, 사막이란 땅의 새로운 비밀과 그것이 갖는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 8장, 동방의 폼페이라 할 수 있는, 대홍수로 사라진 나가촌 유적의 미스터리를 다룬 9장,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제갈량을 통해서 바라 본 진정한 위정자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14장 등이다.

특히 15장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하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북공정이라 하여 역사를 두고 중국과의 신경전으로 떠들썩거렸는데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이 화제는 자취를 감춘 듯하다. 일반국민에게서는 물론이거니와 이런 걸 연구하는 전문가와 학계에서조차 말이다.

핵이 아닌 역사를 무기삼아 우리나라의 역사까지 송두리째 바꾸어 버릴지도 모르는 중국의 야심에 맞서야할 이 시점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역사는 시간이 저절로 가져다주는 부산물이 아니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당대인들이 최선을 다해 나라와 자신을 위해 살아갈 때 진정으로 얻을 수 있는 귀한 보물인 것이다.

중국처럼 자신들의 야망을 위해 남의 나라 역사까지 바꾸려 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이런 위협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역사조차 지켜내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과연 지금의 우리는 후대에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