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입니다.

 

처음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접하게 된건....

대학교 2학년인가 3학년때 일본문학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 번역을 시켰을 때.

매주 숙제로 번역을 해가야했던가.. 뭔가 굉장히 고역이었던 기억이..

 

'상실의 시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적인 작품이지만..

저는 별로 내용이 와닿지 않았었기 때문에

숙제하느라 힘들었던 기억밖에 남아있지 않은 작품이에요.

 

하지만 그 이후, 일본소설을 몇권 접하는 과정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작품들을 접하게 되었고,

그 작품들에 푹 빠져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을 데뷔부터 연도순으로 읽기 시작했어요.

(저는 한 작품이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작품을 연도순으로 읽어나가는 버릇이 ㅋㅋ)

 

 

좋아하는 작가가 다양하지 않고,

음악도 책도 편식하는 편인 저 ㅎㅎ

무라카미 하루키는 전 세계 통틀어(?)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되었어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작품활동이 활발한 편인데

장편소설, 단편소설, 여행기, 에세이 등등..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안 읽어도 에세이만은 읽는 매니아층이 있다는 건

최근에 알게 되었어요.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이면 장르 불문하고 다 읽습니다 ㅎ

 

 

 

각설하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은 2011년에 발간되었고

그가 데뷔한 1979년부터 2010년까지 썼던 글들 중에

단행본으로 묶이지 않은 글들을 모은 책이에요.

 

미발표 에세이, 단편소설을 비롯해 여러 책들의 서문, 해설, Q&A,

각종 인삿말(지인 딸의 결혼축하글까지 ㅋㅋ)

정말 다양한 내용들이 실려있어요.

 

 

 

 

 

그래서 제법 도톰한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종이는 가벼운 갱지같은 느낌이라서

두께에 비해서는 무겁지 않아요.

하드커버의 무게만 나가는 책을 싫어하는 저로서는

이 쪽이 훨씬 애정이 가네요 >ㅅ<

 

 

 

 

 

목차만 쭉 봐도..

정말로 잡다한 이야기들이 잔뜩 들어있음을 알 수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인사말 메세지 챕터의

여러 수상소감들이 마음에 들었어요 :)

 

 

 

 

 

P. 91 / 예루살렘상 수상 인사말

 

 

P. 92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를 요약하자면 단 한가지입니다.

개인이 지닌 영혼의 존엄을 부각시키고 거기에 빛을 비추기 위함입니다.

우리 영혼이 시스템에 얽매여 멸시당하지 않도록 늘 빛을 비추고 경종을 울리자,

이것이 바로 이야기의 역할입니다.

나는 그렇게 믿습니다.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쓰고, 사랑의 이야기를 쓰고,

사람을 울리고 두려움에 떨게 하고 웃게 만들어

개개인의 영혼이 더할 나위 없는 소중함을 명확히 밝혀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소설가의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날마다 진지하게 허구를 만들어나갑니다.

 

 

 

 

 

 

 

저는 실은.. 잡문집을 이번에 처음 접한게 아니에요.

2011년 잡문집 출간되자마자 읽어보려했는데..

읽다가 포기했던...ㅎㅎ

이상하게도 그 당시에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이번에도 역시 같은 곳에서 막혀버렸었는데요.

바로 세번째 챕터 '음악에 관하여'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하루키아저씨

그의 에세이나 소설 곳곳에서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나오는데요.

잡문집에서도 역시 음악에 대하여

더더욱 본격적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보여주고 있어요.

 

그가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 운영했던 재즈클럽이야기

(하루종일 재즈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재즈클럽을 시작했다고^^)

오디오나 LP에 대한 이야기

당시 좋아했던 가수, 음악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지만

저는 팝에 관심이 없어서 유행할 때도 듣지 않았던 관계로;

좀 읽기가 어려웠다는 ㅎ

 

 

<언더그라운드>에 관하여는..

제가 아직 <언더그라운드>를 읽지 않았음에도 술술 읽을 수 있었어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가이자 번역가^^

그의 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어 즐거웠던 챕터에요.

역시나 이곳에서도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가 빠지지 않네요.

<위대한 개츠비>의 열렬한 팬인 하루키는 직접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하기도 했었죠^^

 

 

 

 

다른 울림을 찾아서 中

  P. 406

 

이처럼 나는 글쓰기를 거의 음악에서 배웠다.

역설적이지만, 만약 그토록 음악에 빠져들지 않았다면 어쩌면 소설가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소설가가 된 지 삼십 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도 나는 여전히 소설 창작의 많은 방법론을 뛰어난 음악에서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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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음악을 사랑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글쓰기, 번역, 음악은 물론 요리와 마라톤도 잘한다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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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와 친분이 있고

이미 여러 작품에서 같이 작업한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 X 와다 마코토씨의 대담도 재미있었고요 ㅋ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 아니라면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책.

10년이 넘게 무라카미 하루키 팬이길 자처한 저조차도

페이지가 안 넘어가는 부분이 있었던 잡문집

 

하지만 일반 작품에서는 엿볼 수 없었던..

인사말이나 서평들은 재미있었고

무라카미 하루키 개인에 대해서도 더 깊게 알 수 있게 해준 책이에요.

완독이 어려웠던 만큼 읽고 난 뒤의 뿌듯함도 큰^^

 

 

 

 

 

마지막으로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씨의 딸이 결혼할 때 보낸 축사를 남깁니다.

결혼식 인사는 짧은 것이 좋다며.. 작정하고 짧게 썼다는 축사에요 ㅋ

 

 

 

 

 

<좋을 때는 아주 좋다> P.87

 

가오리 씨, 결혼 축하드립니다.

나도 한 번밖에 결혼한 적이 없어서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별로 좋지 않을 때는 나는 늘 뭔가 딴 생각을 떠올리려 합니다.

그렇지만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좋을 때가 많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하세요.

 

 

 

*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

 

무라카미하루키, 잡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