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감동이 함께 했던 책이다. 개그맨의 에세이라서 그런지 문장력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절절이 그리고 개그맨답게 웃음이 나도록 표현한 것이 감동을 주었다. 중학생의 나이에 겪게 된 홈리스 생활이 너무나 마음 아팠고 마음 속 깊이 의지했던 어머니의 죽음은 너무나 슬펐다. 하지만 이야기 내내 넘쳐나는 작가의 익살스러움은 삶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해 주었다. 
양장 표지를 싸고 있는 종이를 벗기면 놀이터 미끄럼틀 꼭대기에 우뚝 서있는 작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도대체 이 미끄럼틀의 정체가 뭘까 생각하며 책을 읽어나가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학업에 지친 심신을 쉬게 하고 어떻게 즐겁게 보낼까를 고민해야 어울릴 시기에 집이 차압당한 것이다. 그리고 그 미끄럼틀은 주인공의 거처가 된 곳이었다.
집이 차압 당해 집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아버지를 기다렸던 작가를 포함한 삼남매에게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보는 바와 같이 무척 유감스럽게도,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매정하다는 건 알지만, 앞으로는 각자 알아서 열심히 살아주세요. 해산!"
정말 아버지가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그 진위가 의심될 정도로 황당한 일이었다. 보호자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대학생, 고등학생, 중학생 아이를 각자 알아서 살라고 하는 건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 내용 중간에 보면 주인공이 한참 후에 아버지를 길에서 우연히 만나는 일이 생기는데 이 때도 아버지는 잠깐 말을 걸더니 "해산!"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져버린다. 
너무도 무책임한 아버지의 행동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뒷부분에서 작가가 그렇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아내를 잃고 어머니를 잃고 병에 걸려 직업도 잃게 된 아버지는 거의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되었을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아이들과 함께 다시 일어설 궁리를 하는 것이 보호자된 사람의 의무가 아닐까. 집을 잃은 아이들의 불행을 보면서 아버지의 무책임함에 분노했다. 
홈리스 생활은 정말 읽기에도 끔찍했다. 먹을 게 없어 풀을 뜯어 먹고 박스를 물에 적셔 먹는 생활, 빗물에 목욕을 하고, 철봉에 빨래를 널어 녹이 묻는 힘든 생활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이 생활이 어떻게 종결될 수 있을지가 너무나 궁금해졌다. 
해답은 '사람들의 온정'이었다. 희망이 없을 것 같던 주인공에게 친구의 부모들은 보호자가 되어주었고 여러 사람들이 뜻을 모아 마침내 아이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방을 마련해 준다. 부모가 없고 가난한 아이들에게 이들은 정말 대가를 바라지 않는 큰 봉사를 해준 것이다. 
진정으로 사랑했던 엄마를 잃은 주인공은 삶의 의미를 잃고 빈 영혼이 떠다니듯 살아 나가는데 이 때 그에게 희망을 준 것은 담임 선생님의 편지 한 통이었다. 아이에게 충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인정해주고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은 담임 선생님의 편지 한 통은 죽고 싶어하는 아이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다. 
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은 따가운 질책이나 비난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마음과 사랑이라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집도 없이 떠돌아 다니는 삼남매의 일은 남의 일이다 생각하면 마음은 아프지만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의 딱한 사정을 그냥 지나치지 않은 이웃들 덕분에 한 사람의 유명 개그맨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아이를 좌절의 늪에서 구해준 사람은 한없이 다정했던 엄마였다. 엄마는 죽었지만 아이의 마음속에 그 아이의 모든 생애를 밝혀 줄 수 있는 빛을 남기고 갔다. 좀 더 오래오래 살아주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자신의 몸을 희생하면서까지 아이를 헌신적으로 돌보았던 어머니의 정성은 아이가 나쁜 짓을 하고 싶은 충동에 빠질 때, 죽음을 생각할 때, 모든 어려운 순간에 아이를 구원해주는 힘이 되었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지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