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를 재미있게 읽어서 많은 기대를 하고 읽은 책이다. 전편에서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면 이 책에서는 그에 맞는 품성을 지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서술해 나갔다. 정신이 빈곤한 사람은 아무리 물질적으로 풍요로워도 늘 부족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열세 살 키라는 좋은 기획으로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여러 멘토들을 통해 이야기를 듣는 방식과 카드를 활용한 인격 수양은 의미있는 것이기는 했지만 조금은 산만하고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여러 좋은 이야기들이 한데 섞여 있어 산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물질적인 가치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전해준 것은 좋았다. 요즘 아이들은 자기 개성이 강한 것 같아도 속을 들여다 보면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잘 하지 못하고 근거 없는 열등감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남의 말에 쉽게 휘둘리고 상처 받는다거나 다른 사람을 험담하는 습관 등은 자신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런 점에서 함부로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흉만 보이는 경우에는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골트슈테른 아저씨의 충고는 귀담아들을 만하다.

키라가 웅변대회에 참여하는 부분의 이야기는 참 좋았다. 발표 대회와 같은 것에 참가하기를 주저하거나, 나보다 나은 애들이 많을 것 같다고 지레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이 부분의 내용을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라도 독일에서 미국으로 온 유학생이기 때문에 영어를 못한다고 그것을 너무나 커다란 결점으로 여겨 웅변대회 참여를 주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라는 학생들을 상대로 경제 관련 강연을 하기도 했고 투자 클럽에서 활동하는 등 남들이 해보지 못한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당장 떨리고 두렵다고 해서 그것에만 연연해 하고 있으면 자신이 가진 장점이 잘 보이지 않게 될 것이고 자신의 능력을 펼치는 것을 스스로 방해하는 것이 된다. 남의 뜻에 따라 사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뜻에 따라 사는 삶을 강조한 것이 좋았다.

그리고 덮어놓고 후버트를 미워하는 키라에게 '친절은 폭력보다 강하다'는 충고는 아주 유용한 것이었다. 맨 후반부에 나오듯이 후버트가 키라에게 불친절하게 대한 것은 사실 키라가 후버트가 예민해하는 부분을 놀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키라는 그들의 불편한 관계가 자신 때문인 것을 모르고 후버트를 싫어한다. 키라가 멘토들의 가르침을 깊이 새겨 후버트에게 친절하게 대하자, 후버트는 위험을 무릅쓰고 그들의 목숨을 구해주는 친구가 된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고 친절을 베푸는 것을 결국 나에게 좋은 결과로 돌아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