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용이 익살스럽기도 하지만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 표지를 봤을 때는 어린 아이가 막 그려놓은 그림 같아서 이상했다. 아이 이름도 '삼보'라고 하니 왠지 촌스러운 느낌도 들었다. 그런데 책을 열어보니 물감으로 그린 것 같은 그림이 친근한 느낌이었다. 아이가 그린 것처럼 잘 그린 것은 아니었지만 그림에 서투른 아이가 '열심히' 그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워낙 그림을 잘 못 그려서인지 이런 그림이 마음에 든다. 또 진짜로 물감을 이겨놓은 듯한 그림이 친숙한 물감 느낌이 나서 좋았다. 
그런데 딱 하나, 본문에 나와 있는 '검둥이'라는 표현은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 표지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삼보는 흑인이다. 그런데 '검둥이'는 유아식 표현이라기에는 조금 거슬린다. 
어딘가가 어리숙해 보이는 삼보는 선물로 셔츠, 바지, 신발, 양산을 받지만 하나씩 하나씩 호랑이에게 모두 빼앗긴다. 연약한 아이에게 물건을 빼앗은 호랑이가 얄미워지려는 순간, 호랑이들은 서로 자기가 빼앗은 것이 제일 멋있다면서 싸운다. 그 틈을 타서 삼보는 자기 물건을 모두 가지고 달아난다. 
남의 것을 빼앗는 못된 호랑이들, 그들끼리 서로 싸우다 삼보가 물건을 되찾는 장면이 통쾌하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호랑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빙글빙글 돌면서 싸우다가 녹아 호랑이 기름이 되어버린다. 삼보 아버지가 이 기름을 집에 가지고 가고 그날 밤, 엄마는 팬케이크를 굽는다. 삼보는 정말로 많이 먹는다. 위기를 이겨내고 기분이 좋아진 삼보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호랑이들이 서로 싸우면서 빙글빙글 돌다가 도넛 모양이 되고 그러다가 호랑이 기름으로 녹아버린다는 상상력이 정말 재미있었다. 남의 물건을 빼앗은 죄값을 톡톡히 치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