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를 본다는 것은 자신의 욕구를 억압하고 다른 사람에게 맞춰가고자 전전긍긍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늘 타인의 눈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상처를 많이 받는 내 심리에 대한 진단과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까 해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에서는 자기 내면에 숨어 있는 의존성 때문에 남의 눈치를 보는 일이 생긴다고 했다. 내가 내 스스로 당당한 사람이라면 남에게 의존할 일이 없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남에게 의존하는 심리 때문에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되고 타인의 눈치를 보며 하게 되는 행동은 자연스러운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내적으로 마음은 병들어간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존성이 생기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사실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한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의존성이 생기게 되는 원인을 없애면 본연의 나로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의존성의 원인을 어린 시절에 마음껏 어리광을 부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부분을 보고 나는 약간 절망을 느꼈다. 사실 나는 엄한 부모의 첫째 딸이어서 늘 내 욕구를 억압하면서 살았다. 어떨 때는 집의 부속품 내지는 부모 대용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동생들이 부모님에게 떼쓰고 사랑받고 귀여움 받는 것을 늘 부러워하며 지냈다. 참 씁쓸한 일이었지만 이미 나에게는 나이에 맞지 않는 어른스러움이 기대되었고 나는 그 모습에 맞춰 살기 위해 아이다운 욕구를 억압하며 지냈기 때문에 늘 마음이 어두웠다.

결국 나 자신도 내가 의존성을 극복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되고 말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답은 없을까? 내 안에 있는 의존성을 인정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을 가지면 나 자신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남의 눈치를 보며 사는 삶이 피곤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내 마음의 의존적인 부분을 점검하고 좀더 자신있게 살아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아이를 키울 때 참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아울러 하게 된다. 아이가 아이다운 요구를 할 때 보다 너그러운 어른의 모습으로 그 마음을 받아주고 알아주어야겠다는 생각 말이다. 아이가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나는 그게 잘 안 된 상태로 어른이 되고 말았지만 우리 아이까지 그래서는 절대로 안 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