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용 책이지만 중학교 교사인 나에게도 충분히 유용한 책이었다. 초등학생이든 중학생이든 사랑받고 싶고 자기 자신을 잘 표현하고 싶고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라는 것은 똑같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중학교가 학교급상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는 교실에서 겪을 수 있는 딜레마 상황들과 선배 교사들의 해법이 제시되어 있다. 학급에서의 문제 상황들은 명쾌한 해법도 없고 그 해결도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 결과가 보일듯 말듯하다. 어떤 문제들은 그 학년에 해결이 안 되고 몇 년이 지나서야 해결이 되는 문제들도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선생님이 아이들의 특성을 존중하고 관심을 갖는 일이다. 그리고 선생님부터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어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과 마음이 통하는 선생님에게는 마음을 열지만 거부를 당하면 말문을 닫아버린다. 그리고 길고 긴 불편한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책의 해법들은 대부분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라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교사가 흔들리지 않고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도움이 되는 조언을 적절히 한다면 아이들은 문제를 딛고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왕따 문제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아이들을 가해자, 피해자로 나누어 심판하려고 하는 것보다 '나쁜 아이는 없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는 것, 그리고 학급 분위기를 서로 도움을 주고 서로를 위해 주는 분위기로 만드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교사가 지나친 욕심을 버리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신학기가 되면 나도 어떤 학급 규칙과 수업 규칙을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 결정하느라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해답은 '아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기본적인 규칙을 합의하에 정하라'인 것 같다. 어떤 아이들은 규칙을 빡빡하게 지키는 것을 좋아해 수도 없이 다른 학생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르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보편적으로 타당하다고 여겨지는 규칙도 잘 모르고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선생님부터 너무 많은 규칙을 요구하고 그것을 어겼을 때 화를 내면 교사도 학생도 만족스러운 학교 생활을 하기는 어렵게 되는 것 같다. 또, 규칙이 너무 세세하고 많으면 그 규칙을 어길 수밖에 없는 형편에 처한 아이들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아이들을 가능성이 있는 존재로 보지 못하고 믿지 못하는 마음에서 교사와 학생간의 많은 갈등이 빚어지는 것 같고, 학생들 간에도 서로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할 때 갈등이 심화되는 듯하다. 서로를 존중하는 학급 문화를 만드는 게 다른 어떤 것 보다도 선행되어야하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