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와 도깨비...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소설 ’날개’로 유명한 천재 작가 이 상이 남긴 단 한 편의 동화랍니다.

이 상이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썼다니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하며 반가운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책을 들었지요.

먼저 표지를 보니  황소만한?...이 아니고 진짜 황소네요^^.  몸짐이 커다란 황소 한마리가 

배가 불룩해서 누워있네요.  무척 힘들어하는 표정인데 바탕이 까만색이라 더욱 도드라져

보이네요. 어떤 내용일까 아이들과  책장을 넘겨봅니다.

 

옛날 어느 산골에 게으름뱅이 돌쇠라는 나무 장수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무척 아끼는 황소 한

마리가 있었지요. 어느 눈오는겨울날 황소와 함께 장에 갔다 오는길에 숲속에서 사냥개한테

꼬리를 물린 새끼 도깨비 산오뚝이를 만납니다. 아프기도 하지만 꼬리가 없으면 재주도 부릴

수도 집에 갈 수도 없다며 살려달라네요. 측은한 맘이 든 돌쇠는 도와주기로 맘먹고 어떻게

해달라는건지 묻자 새끼도깨비는 꼭 두 달 동안만 황소 뱃속에 들어가 살 수 있게 해달고 하

네요. 대신에 황소의 힘을 지금 보다 열 배나 더 세게 해준다면서요.  소중한 황소 뱃속에다

도깨비를 넣으라니 돌쇠는 기가 막힐 노릇이지요...... 

 

도깨비가 이제껏 보아오던 것과는 다른모습이네요. 뿔 대신에 우뚝 솟은 귀에 원숭이를 닮은듯한.

들어주기 난처한 부탁이지만 불쌍한 도깨비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도와준 마음씨 착한  돌쇠도...

사정이 절박할때 도와준 돌쇠에게 은혜를 잊지 않고 약속을 지킨 새끼 도깨비 산오뚝이도...

모두가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심성을 가져야함을 일깨워 주는 마음 따뜻해지는 동화네요. 

내용에 맞춰 리얼하고 익살스럽게 그려낸 그림은 웃음과 함께 한층 더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이 상은 일제강점기때 감금되어 병마와 시달리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는데 좀 더 오래 

살았다면 보다 더 많은  감동적인 동화를 만날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