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중앙대사진학과 출신인 장선필교수님께 사진을 공부할 때 이 책을 소개받았다. 기술을 배우고자 갔던 평생교육원 교육과정 속에서, 사진 철학에 대해 배우게 됐었던 소중한 기억이 있었다. 세상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이며, 사진가는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이 생기면서 SLR클럽, 주이코유저클럽의 사진들과 거리를 두게 됐었다. 그리고 생겼던 화두 '나는 사진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가!!!'

 

 감사하게도 이 책은 사진으로 소통하는 법, 예술적인 사진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 주고 있었다. 한정식교수님은 시작부분에 '사진은 말이다'라는 명제를 던진다. 우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사람들은 무슨 말을 귀 기울여 들을까를 생각한다면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할지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새로운 사진, 처음 보는 사진, 보아서 보람이 있는 사진, 감동을 주는 사진, 여러 사람이 늘 찍던 소재라도, 그 소재에서 남다른 의미를 새로이 찾아낸 사진,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사진이라고 안내한다.

 

 각종 사진동호회 전시장에 나온 어린이 사진, 할아버지, 할머니 사진을 열심히 들여다 보는 사람이 있던가. 있다면 그 작가거나 아니면 그의 가족일 것이고, 그도 아니면 사진 전시장에 처음 나온 사람일 것이다. 같은 동호회 동료조차 그런 사진은 무시하지 않던가? 잠시만 생각해보라. 제목조차 이미 거의 정해진 그런 사진들, 어린이 사진이면 으레 '천진난만' '동심', 주름진 할아버지 얼굴 사진에는 '연륜', 이가 다 빠진 할머니 사진에는 '세월', 왜가리가 새끼에게 먹이주는 사진에는 '모정' 날아가면 '비상'등 뻔하지 않던가. 이렇게 보고 또 보고, 질리도록 본 사진을 또 보여주는데 그런 사진 열심히 들여다보고 감탄할 사람이 어디있을까?

 

 위의 책 서문의 일부만으로도 내 많은 것들을 되돌아 보게 된다. 나는 어떤 개성과 의식을 가지고 사진을 찍어야 할까! 세월이 흘러 지금까지도 '나 무엇을 찍고 있으며, 무엇을 이야기 하려 하는가!'를 고민하게 된다. 사진은 기술이 아니고 내 생각이고 느낌이라 하면, 난 어느 순간에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누르고 있는가!

 

 기술이 아닌 '예술로서의 사진'에 대한 나름대로의 확실한 답을 가지고 있으면 그 사람은 프로다 아니다를 떠나, 사진가로서의 입지가 확실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할 때 그가 비록 전문적으로 사진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해도 사진예술에 관한 한 아마추어라고 보는 것이다. 자꾸만 끄덕거린다. 다시 한 번 밑줄을 그어가며 읽어야 할까보다...

 

 엇그제 학부모사진아카데미 엄마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면서 중급과정을 마쳤다. 한정식교수님의 이야기의 내 입의 일부를 통해 전달하면서 창피함이 올라온다. 5년전 마음 먹었던 많은 생각들을 아직 실천하지 못하고 있고, 아직까지도 고민하는 내 모습 때문이다. 감사한 것은 이 사진아카데미를 위해 다시 이 책을 꺼내고 정독했다는 것이다. 이번엔 글 중간 중간에 있는 작가들의 사진을 검색하고 찾아서 감상했다. 조금 더 사진에 대해 감이 온다. 다시 한 번 더 사진과 관련된 내 계획들을 실천해 나가길 다짐하며...

 

 

 

 지은이 한정식은 1937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사대 국어과를 졸업하고 일본대 예술학부 예술연구소(사진 전공)를 수료했다. 중앙대 예술대학 사진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고요] 등 열두 번의 개인전을 하였다. 사진집으로[북촌], [고요], [나무], [발], [풍경론], [흔적]이 있으며, 저서로 [사진예술개론]과 [현대사진을 보는 눈], [사진과 현실], [사진 산책], [예술로서의 사진](역서)이 있다. 정년퇴임 후 대구예술대 석좌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중앙대 명예교수로 있다.

 

 

서준호선생님의 '마음흔들기'

http://blog.daum.net/teacher-junho/17032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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