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이란 무엇인가? 무엇일까? 어떤 코스로, 어떤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다녔을때 ’여행 참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대학교때 수업을 듣다가 한 교수님이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여행갔다고 하면서 바쁜 일정 때문에 성당앞에 가서 배경으로 사진 찰칵, 대학교 어디 왔다고 정문 앞에서 사진 찰칵, 찍는 이런 행위가 진정으로 그 성당을 보았고, 그 대학교를 보았으며 그 성당과 대학교가 있는 도시를 여행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그 말을 들은지 5년이 넘었음에도 아직까지 생각이 나는 건 그때 받은 인상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5년이 지나도 머리에 각인될 정도로 그 당시 내가 받았던 독한 기억. 그 때문인지 나는 그 이후로 어디 여행을 갈 일이 있으면 ’현지화’를 주구장창 외치곤 한다.

국내 여행을 가던, 해외 여행을 가던, 어떻게 보면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다. 다 밥먹으러 식당을 찾고, 차 마시러 카페에 가고, 술을 먹으러 술집을 간다.  물론 건물의 모습이 다르고, 먹는 음식의 종류가 다르겠지만 먹고 사는 건 어느 지역이나 똑같다. 하지만 내가 대한민국에서 먹고 사는 것처럼 현지 사람들은 내가 대한민국에서 하는 것은 당신의 나라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가 그저 궁금할 뿐이다. 비슷함 속에서 뭔가 다른 무엇인가를 찾는 재미. 그래서 때로는 관광객들이 우글거려서 관광객들 입맛에 맞춘 곳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곳, 관광객들이 우글거리지 않아서 현지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나에게 큰 재미를 안겨다 준다. 

  스페인을 가서도 그게 궁금했다. 현지 사람들은 어디가서 밥을 먹고, 어디가서 맥주를 마시고, 집은 어떻게 해놓고 사는지~ 그런 의미에서 스페인 가정집에 저녁 초대를 받았던 것은 참 행운이었다. 그 사람들의 전형적인 저녁 메뉴, 집을 어떻게 해놓고 사는지, 대한민국과 기타 나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등을 알 수 있었으니까~

  이 책을 보면서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살아오면서 ’그래 맞아, 이런 것들이 있었지’, 또는 ’ 뭐 다 아는 이이기를 써놨네’ 등등 장소에 따라 다른 감흥이 이어졌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니 한국인들이 다 아는 시시한 이야기, 장소일수록 외국인들이 왔을때는 정말 한국적인 곳, 한국오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 찜질방에서 가서 전통적인 ’사랑방’의 느낌을 재확인하고, 노래방에서는 우리 민족 전통의 ’음주가무’정신을 확인하고, 그 지역 문화 공동체 역할까지 수행하는 ’교회’와 ’지역 주민 센터’까지~   외국 관광객이 왔을때 그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줄만한 것들을 찾아내느라 머리를 쥐어짤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이 모두 공감하는, 한국인들에게 가장 흔하디 흔한 공간과 장소와 더 나아가 문화를 찾아내는 것. 참 흔한 소리지만 그게 ’글로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줄기로 쓸려는게 아니었는데 쓰다보니 글이 너무 거창해져 버렸다....쩝....수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