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을 위해 세워진 학교가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인문학'을 표방하면서 노숙인들에게 철학과 예술 등을 가르치는 성 프란시스 대학이 그것이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퍽퍽한데 한가하게 인문학이라니? 인문학은 어느 정도 삶의 수준과 여유가 갖춰진 사람에게 적합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수강생을 모집하여 예술사, 글쓰기, 철학 등을 강의해 본 결과, 그런 선입관과 고정관념은 빗나간 것임이 밝혀졌다. 노숙인들은 이 강좌를 통해 자아와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대면할 수 있게 되었다. 한 노숙 출신 수상생을 학기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거리에서 찌든 생활을 청산하기란 제일로 어려운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망가져서 제대로 생각하고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습니다. 이와 같은 생활을 탈피하기 위해서 내 자신과 마음 상태를 정비하는 기간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인문학 수업 과정이 바로 이런 정비의 기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과정을 마쳤다는 것으로 난 이 세상과 가까이 갈 수 있고,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의 발견' 中에서. 김찬호-

 인문학이라...... 수능을 준비하면서 윤리 교과에서 외우기도 어려운 이상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사상을 머리에 내린 쥐를 풀어가며 외웠던 기억과 대학교 1학년 때 '철학 개론'이라는 수업을 들었던 기억 이외에는 별다른 접촉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이미 충분히 질렸으니까.. 스피노자 주제 발표를 잘해서 교수님한테 칭찬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내가 뭐라고 발표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래 전 할배들의 사상이 1~2주 만에 내 머리 속에 이해되어 각인 될 정도로 간단하진 않을 것이기에~

  나이가 한살, 두살 더 먹어가면서 뼈져리게 느껴지는 것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속담'!  어떻게 보면 쌩뚱맞은 이야기지만, 나는 언제인가부터 속담 속에 선조들의 지혜와 경험이 담겨 있는게 맞구나 함을 생활에서 느낀다. 단순히 국어 시간에 '위 지문에 해당하는 속담은 무엇인가?'와 같은 상황이 아닌 내 생활에 절절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하나의 Tip으로 말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란 책은 그동안 수없이 '제목'만 들어보았다. 제목이 군주론이니깐 군주는 이래야 된다는 일종의 지침서가 아닐까 하는 막연한 추측만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읽다보니 맹자, 아리스토텔레스 등이 말했던 도덕적으로  이상적인 상황이 아닌 이기적이기도 하고 때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괴롭히기도 하는 좀 더 리얼한 인간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현실적인 지침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인간은 생각만큼 착하고 고상한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책을 읽다보니 마키아밸리가 언급했던 내용들은 현재 인간사회에서도 얼마든지 적용이 가능해 보였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관계를 맺다보면 조직이 생겨나고 조직이 크건 작건 간에 그 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 필연적으로 생기기 마련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