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hua Tree(1987) / U2

'투우장의 황소' 또는 '애완용 푸들'과도 같은 80년대 팝과 상업적 메탈에 지친 80년대의 록 팬들은 알게 모르게 유투에게 두 가지를 기대하고 있었다. 후련한 록 사운드와 록 특유의 사회의식이 담긴 노랫말이었다. 팬들은 조금도 실망하지 않았다. 앨범이 음악적으로나 메시지에 있어서나 약점이 거의 없는 걸작이었기 때문이었다. 유투는 단숨에 저항의 불모지였던 80년대의 일그러진 팝계에 횃불을 밝힌 십자군이 됐다. 그들은 그 시대의 음악계를 탐욕과 상업성의 수렁에서 건져 록은 여전히 예술성과 한 축을 이루는 사회성과 담을 쌓지 않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그것은 60년대 록이 구축한 저항정신의 복원이었고 계승이었다. 89년『LA 데일리 뉴스』지는 80년대 팝을 결산하면서 "트레이시 채프먼, 미셸 쇼크트, 유투는 60년대 저항 음악의 유산을 물려받은 신예들로서 이들의 '의식의 물결'이 80년대를 수놓았다"고 논평했다. 과격하지 않으나 누구보다 예리했던 그들의 사회비평은 대처와 레이건 보수이념 통치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에게 다시금 양심을 꿈틀거리게 했고 그 때문에 언론과 대중들 모두로부터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앨범은 98년 현재 미국에서만 1000만장, 세계적으로 1400만장이 팔려나갔다. 싱글에 대한 반응도 폭발, '네가 있든 없든'(With or without you)'난 아직 내가 찾고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지'(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두 곡이 헤비 메탈이 아닌 밴드의 곡으로는 드물게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점령했다. 때맞춰 거행된 그들의 월드 투어는 가는 곳마다 매진 사례를 거듭했으며 라디오는 그들 노래 방송으로 연일 북새통이었다. 『타임』은 "레코드 판매, 공연, 라디오 방송횟수 등 모든 면에서 87년은 유투의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여호수아 나무>는 미국 차트에서 9주간 1위를 지켰고 이듬해 88년 그래미상에서 영예의'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다. 아일랜드 음악인으로서는 처음 받는 상이었다.

유투의 매니저 폴 매기니스는 늘 이렇게 공언해왔다. "사람들은 항상 유투를 세계 최고의 언더그라운드 그룹으로 인식해왔다. 맞는 말이지만 이제부터는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그의 선언대로 이 앨범 이후 그들은 일개 언더그라운드 그룹이 아니라 록 팬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월드 스타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