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뱅상의 셀레스틴느 이야기는 쥐와 곰을 의인화해서 표현한 작품이예요. 그래서 그런지 처음 인터파크에서 미리보기로 책을 펼쳐보았을 때 질 바클렘의 <찔레꽃 울타리>가 떠오르더라구요. 제가 워낙 <찔레꽃 울타리>시리즈를 좋아해서 역시 따듯한 그림의 매력이 돋보이는 셀레스틴느 시리즈도 선뜻 구입하게 되었답니다.

 

셀레스틴느는 곰 아저씨와 단둘이 함께 살고 있는 꼬마 쥐예요. 물론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자아이지요. 셀레스틴느랑 아저씨가 어쩌다 함께 살게 됐는지는 알 수가 없어서(혈연 관계는 아닐테니까요^^) 무척 궁금해요. 어쨌든 셀레스틴느와 아저씨는 서로 돌보아 주고 걱정해 주는 음, 그러니까, 사랑하는 가족이죠.

 

이번 이야기 <크리스마스 파티>는 시리즈 중에서 가장 볼거리가 풍성한 책이예요. 크리스마스가 며칠 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펑펑 함박눈이 내리는 거리에서 길을 가다가 셀레스틴느가 에르네스트 아저씨에게 약속했던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자고 떼를 쓰네요. 하지만 아저씬 요번에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모양이에요. 어린 아이답게 아저씨 사정도 모르고 떼를 쓰던 셀레스틴느는 아무리 졸라도 소용이 없자 결국 침대에 엎드려 엉엉 울고 마네요. 그러자 마음 약한 에르네스트 아저씨는 셀레스틴느를 위한 파티를 열어주기로 결심합니다. 그래요, 꼭 돈이 있어야 파티를 열 수 있는게 아니지요. 셀레스틴느와 에르네스트 아저씨는 숲에서 트리를 만들 나무를 베어오고, 종이를 오리고 색칠해서 예쁜 장식을 만들어 걸고, 그림을 그리고 붙이고 오려서 만든 선물도 풍성하게 준비합니다. 그리고 과자를 구운 후 친구들을 초대합니다. 시끌시끌 북적북적 신나는 파티를 즐긴 셀레스틴느와 친구들. 가짜 파티라고 시큰둥하던 친구까지 감동시킨 멋진 크피스마스 파티였어요!

 

그러고 보니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딸아이랑 같이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거창한 이야기는 없지만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수채화풍의 그림과 셀레스틴느랑 아저씨가 나누는 짧은 대화들 속에서 여러분도 스르르 입가를 미소짓게 만드는 작은 행복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