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뱅상의 셀레스틴느 이야기는 쥐와 곰을 의인화해서 표현한 작품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처음 인터파트에서 미리보기로 책을 펴려보았을 때 질 바클렘의 <찔레꽃 울타리>가 떠오르더라구요. 제가 워낙 <찔레꽃 울타리>시리즈를 좋아해서 역시 따뜻한 그림의 매력이 돋보이는 셀레스틴느 시리즈도 선뜻 구입하게 되었답니다.

 

셀레스틴느는 곰 아저씨와 단 둘이 함께 살고 있는 꼬마 쥐예요. 물론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자아이지요. 셀레스틴느랑 아저씨가 어쩌다 함께 살게 되었는지는(혈연 관계는 아닐 테니까요^^) 알 수가 없어서 무척 궁금해요. 어쨌든 셀레스틴느와 아저씨는 서로 돌보아 주고 걱정해 주는 음, 사랑하는 가족이죠.이번 이야기에서는 아저씨의 이름도 나오네요. 에르네스트 아저씨. 너그럽고 인자한 아저씨한테 딱 어울리는 이름이군요.

 

에르네스트 아저씨가 셀레스틴느를 데리고 박물관엘 갔어요. 구경을 하러 간건가 했더니 경비로 취직자리를 알아보려고 하는군요. 그런데 아저씬 셀레스틴느를 데리고 일을 해도 되겠냐고 묻고, 당연히 거절을 당하네요. 그래도 아저씬 셀레스틴느에게 상심한 마음을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여유롭게 셀레스틴느와 함께 박물관의 작품들을 감상합니다. 엇, 그런데 어쩌다 셀레스틴느가 아저씨를 잃어버렸어요. 사색이 되어 셀레스틴느를 찾아다니는 아저씨와 허둥지둥 아저씨를 찾아다니는 셀레스틴느의 모습을 보니 저도 어릴적 새장에서 잠깐이지만 엄마를 잃어버렸던 기억이 있어서 느낌이 오네요. 물론 극적으로 다시 만나서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해피앤딩으로 끝나지만요. 그날 저녁 내내 웬일인지 시무룩해 있는 셀레스틴느를 달래서 이유를 묻는 아저씨에게 셀레스틴느는 아저씨가 일자리 때문에 자신을 버릴지도 모른다는 고민을 털어 놓아요. 그 말에 에르네스트 아저씨는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합니다."떠난다고, 내가? 널 놔두고?" 그리고 널찍한 아저씨의 품에 환한 얼굴로 안기며 셀레스틴느가 말하죠."안 그럴거죠, 아저씨. 네? 나 정말 바보 같죠? 아저씬 나 없으면 못 살죠, 그렇죠?"

 

거창한 이야기는 없지만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수채화풍의 그림과 셀레스틴느랑 아저씨가 나누는 짧은 대화들 속에서 여러분도 스르르 입가를 미소짓게 만드는 작은 행복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