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책을 한 권 읽었다. 거의 한 달 만인 것 같다. 큰 아이의 고등학교 입시 준비를 위해   밤낮으로 머리를 쥐어짜면서 신경을 쓰다 보니 막내에겐 그림책도 한 권 못 읽어 주고 혼자 읽으라고 했다.

 

운 좋게도 큰 아이는 원하던 학교에 합격을 해서 지인들에게 축하도 받고 집안 분위기가  한 동안 들떠 있었는데 마음 한 켠으로 아이의 앞날에 대한 걱정과 안쓰러움이 앞선다. 입시 설명회에 가서 들었던 그 무서운 시간표와 프로그램을 우리 아이가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새벽 6시에 시작되어 밤 10시에야 끝나는 끔찍한 하루 일과가 반복되는 학교 생활에서 아이가 낙오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제발 날 좀 데려가 달라고 한다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도 합격 소식에 무조건 좋아라, 하는 내 마음은 정말 아이의 행복만을 위한 것일까?

 

부모의 기쁨을 위해 아이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똑똑하고 빛나는 사람으로 커서 나중에 나를 빛나게 하라고 지금 너를 정성으로 돌보는 거야. 너에게 사랑으로 투자하니 나중에 성공으로 갚아라.'(p 101)

 

이런 마음이 나에겐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을지, 정말로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흔히 말하는 '다 너 잘돼라고 그러는 거야.' 하는 마음 뿐인지 반성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래, 공부고 뭐고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맘껏 자유롭게 살아 보렴. 할 줄 아는게 없다고? 뭐 어때, 사람은 다 자기 밥그릇은 갖고 태어나는 거야, 뭘 하든 먹고 살겠지.'라고 호탕하게 말 할 수 없는 것이 또한 요즘 세상의 현실이다. 예전처럼 농사를 짓던지 가업을 잇던지 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 그야말로 '취직'을 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고 사람 구실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만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책 제목처럼 요즘 아이들은 슈퍼 차일드, 즉 다재다능을 넘어 만능의 재주를 가져야 한다. 내성적인 성격? 안 된다! 남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또박 또박 분명하게 말해야 하고 책을 읽고 행복한 것만으론 부족해 논리적으로 글도 잘써야 하고 창의력과 순발력은 기본에다 리더쉽도 갖추어야 한다!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어려서부터 그 인재상에 맞추어 키워야하는 내 아이들을 생각할 때 나는 항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어떻게 아이를 키우는 것이 과연 내 아이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것일까, 하고. 아이의 타고난 성격까지 뜯어 고쳐가며 완벽한(?) 아이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이의 미래 행복을 위해 최선인지, 아니면 미래에 남들보다 못 먹고 못 쓰고 살게 돼더라도 편하고 자유롭게 키우는 것이 아이를 위한 것인지 언제나 고민 중이다.

 

 

하지만 무엇이 최선이든 이 책에서 제시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부모 혁명을 위한 제안 10가지는 꼭 기억할 일이다.

 

1. 경제가 아닌 아이를 위한 교육을 하라.

 

2. 교육학적 조언을 재검토하라.

 

3. 아이들과 충분히 교감하라.

 

4. 학교는 지식공장이 아니라 배움의 오아시스다.

 

5. 개인에게 맞는 학습을 준비하라.

 

6. 느긋한 부모가 여유로운 아이로 키운다.

 

7. 항상 입장을 바꿔 생각하라.

 

8. 관찰과 진단 말고 관심을 가져라.

 

9. 적극 수용하고 예방하라.

 

10. 기업의 유연한 사고가 행복한 가정을 만든다.